프린터를 쓰는 이들의 대다수가 리필 잉크나 호환 카트리지 등 재생 잉크를 쓰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쇼핑포털 다나와(www.danawa.com)가 1월27일부터 2월17일까지 사이트 이용자 1,283명을 대상으로 잉크젯 프린터의 잉크를 어떤 방법으로 구입하는지 설문한 결과, '번거롭지만 직접 리필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27.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용이 편리한 호환카트리지를 이용한다'가 19.7%, '무제한 리필 시스템을 사용한다' 19.2%, '집·사무실 근처의 리필방을 이용한다' 18.9%로 집계됐다.
반면, '정품 잉크 카트리지를 사서 쓴다'고 대답한 비율은 13%에 불과해 많은 프린터 이용자들이 정품 잉크 값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리필과 호환 카트리지, 리필방, 무한 리필의 네 가지 방법이 비슷비슷한 결과를 보인 것은 프린터의 잉크 카트리지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HP·삼성·캐논 등의 프린터는 잉크 카트리지가 리필을 하기 쉬운 구조이고, 카트리지에 잉크 분사 노즐이 있어 호환 카트리지를 만드는 데 부담이 큰 편이다. 이 때문에 리필킷으로 직접 잉크를 채워 넣으면 가장 싼 값에 잉크를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반면 엡손 프린터는 리필이 쉽지 않은 대신 카트리지 구조가 간단해 호환 카트리지나 무한 리필 시스템을 쓰는 경우가 많다. '어떤 방식이 가장 좋다'라기 보다는 각각의 프린터마다 잉크 충전 방법이 다르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말이다.
프린터 값이 싸지면서 잉크 교체 비용과 새 프린터 값이 비슷해져 '잉크를 다 쓰면 새 프린터를 사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설문에서는 2.0%의 결과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런 저런 제품을 모두 써보고 싶은 이라면 괜찮은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막기 위해 프린터 제조사들은 새 프린터에 잉크를 절반만 넣어 팔기도 한다.
사진 인화 등으로 잉크를 쓰는 양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잉크 공급 방법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무한 리필 시스템도 19.2%의 응답자로 많은 이들이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한 리필은 대용량의 잉크통을 프린터 밖에 두고, 계속해서 호스로 잉크를 프린터에 공급해주는 방식이다. 처음 장치를 달 때는 잉크 값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뽑을 수 있는 양이나 추가로 잉크를 살 때도 1장 당 비용이 다른 방법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싸다.
정품 보다 리필 잉크를 많이 쓰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격 때문이다. 엡손 프린터를 보면 스타일러스 R350·R230 등의 6색 프린터에 들어가는 개별 잉크는 2월16일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한 개에 1만3,000원이다. 제조사는 색깔마다 따로 잉크를 쓰기 때문에 다 쓴 잉크만 채워 넣으면 부담이 적다고 말하지만 6개를 한꺼번에 사면 7만8,000원으로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이를 리필 잉크로 대체하면 한 개에 5,000원씩 6개, 3만원에 해결할 수 있다. 유지비가 절반도 들지 않는 셈이다.
또한 HP의 복합기·잉크젯 프린터에 가장 많이 쓰는 컬러 잉크인 C6657A(58번 잉크)를 예로 들면 정품 잉크가 2만9,000원에 팔리는 것에 비해 잉크테크의 호환 카트리지 가격은 1만원이면 살 수 있다. 대체로 절반에서 1/3이면 비슷한 품질의 잉크를 살 수 있으니 리필 잉크 시장으로 소비자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A/S 문제도 부담이 줄었다. 정품 이외의 잉크를 쓰다가 프린터가 고장나면 제조사에서 수리를 해주지 않겠다고 하지만 잉크테크 등의 큰 제조사는 자사의 잉크를 쓰다가 고장난 프린터는 직접 수리를 해주는 등 걱정을 싹 씻어냈다.
하지만 정품 잉크가 이유 없이 비싸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 정품에 비해 색이 다른 느낌으로 표현되고 시간이 지나면 색이 빠르게 바라기도 한다. 중요한 이미지는 정품 잉크로 뽑고 고화질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리필 잉크를 이용하면 알뜰하게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