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학교 김학주 교수, 지구적 건강 불평등 문제 다룬 논문 SCI저널에 실어

일반적으로 과거에서 현대로 올수록 사망률이 낮아지는데 반해 남미·아프리카·일부 아시아국가 등 제3세계 국가들의 사망률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는 다소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경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김학주(金鶴柱·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지구적 건강 불평등'(Global health inequalities:an international comparison)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SCI저널로서 보건정책 관련 세계적 권위지인 '지역사회보건 및 역학'(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 Vol 60, 영국 엘세바이어 출판사)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사회과학자가 SCI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일뿐더러 그 내용도 세계적인 관심을 끌만한 내용이다.

김학주 교수는 1960년부터 2000년까지 40년간 세계은행(World Bank)의 207개국 시계열자료를 토대로 군집분석, 맵핑, 다변량분석 등을 해본 결과 성인사망률과 영아사망률 지표에서 세계적으로 현저한 건강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학주 교수가 최종 분석에 이용한 유효표본수는 185개 나라이다.

한 나라가 아닌 전 세계를 상대로 건강 불평등 추이를 실증 분석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김학주 교수의 연구결과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는 평가다.

김학주 교수는 "세계 185개 나라의 40년간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3개 그룹으로 크게 나뉘었는데 사망률이 낮은 이른바 선진국인 1그룹 117개국, 사망률이 높은 제3세계(후진국)인 3그룹 23개국, 나머지는 2그룹 등으로 분류됐다"면서 "그런데 특이한 것은 1, 2그룹은 2000년까지 지속적으로 사망률이 낮아지는데 반해 3그룹은 1990년 대비 2000년의 사망률이 현저히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에 비해 2000년의 사망률은 무려 31.7%P의 증가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도출됐다는 것이다.

1, 2그룹은 의료기술의 발달과 공중위생에 대한 정부의 투자 증가, 신기술·장비의 도입 등으로 인해 사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3그룹은 반대로 90년대 이후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김학주 교수는 이같은 원인에 대해 "3그룹에 해당하는 나라들은 비슷한 시기에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경제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로 인해 공공부문 특히 공중보건에 대한 정부의 지출이 크게 축소된 것이 사망률을 높인 원인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즉, 3그룹의 90년대 이후 사망률 증가는 공공위생, 건강위험요인 및 사회건강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투자의 대폭 축소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학주 교수는 "90년대 이후 IMF 등이 주도한 이들 정부의 공공재정지출 축소와 투자우선순위의 변화 유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경제유발효과가 큰 부문에만 집중되는 IMF 등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지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주 교수는 또 "우리나라의 경우 3그룹과 마찬가지로 외환위기를 겪긴 했지만 국민건강보험제도 등으로 인해 사망률이 높아지지는 않았다"면서 "이는 경제위기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공공복지, 공공보건 등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주 교수는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나와 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과 석사, 워싱턴대 경제학과 석사, 워싱턴대 사회복지학과 박사, 경제학과 박사과정 수료 등을 거친 뒤 2002년부터 경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국제보건경제학회(IHEA), 국제사회복지학회(SSWR), 사회복지학회 등 국내외 주요학회에서 왕성한 논문발표 활동을 하고 있는 김학주 교수는 보건정책 관련 주제들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며 SCI논문 3편, SSCI논문 2편을 비롯해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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