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용인술, 이건희 회장과 다를까

이 부회장 첫 세대교체 카드 고동진사장에 대한 선택 관심...즉각적 신상필벌 이 회장과는 달라

사진=연합뉴스

[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이건희 회장과 달리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용 부회장의 용인술, 배터리 결함으로 단종을 결정한 갤럭시노트7 진두지휘자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에 대해 이 부회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

고동진 사장은 이 부회장이 지난 연말 실시한 인사에서 사실상 첫 세대교체 카드로 내세운 인물이란 점에서, 이번 사태와 해결 과정에 대한 부담은 더 크다. 특히 삼성전자의 글로벌 간판 사업인 스마트폰에서 신뢰부문에 치명상을 입은 터라, 이 부회장과 고 사장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 체제에서 삼성그룹 인사는 즉각적인 ‘신상필벌’로 정리된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물탱크 파열 사고의 책임을 물어 박기석 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을 사건 이틀 만에 전격 경질하고 후임을 내정했다.

2011년 6월에는 그룹 경영진단에서 임직원 비리가 발견됐고 이에 오창석 전 삼성테크윈 사장은 즉각 사의를 표했다.

2009년 10월에는 삼성전자 냉장고가 폭발했고 최진균 전 생활가전사업부문 부사장은 리콜 등의 후속 조치를 마무리한 후 같은 달 자진 사퇴했다. 폭발한 냉장고는 2005년 제품으로 최 전 부사장이 자리를 맡기 전에 생산됐으나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순 없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2014년 이후 이재용 체제에서는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적자 전환 등 실적 부진으로 경질이 유력하게 예상됐던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유임됐다. 이 부회장이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심정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갤럭시노트7 개발을 진두지휘한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의 거취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즉각 경질, 자진사퇴, 선 수습 후 문책 등의 카드가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고 사장과 함께 조남성 삼성SDI 사장 등 갤럭시노트7과 관련한 임원들에 대한 대규모 문책성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내놓고 있다.

고 사장으로선 지난해 실적 부진이란 명분으로 신종균 사장의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에 노트7 사태와 이로 인한 실적하락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7조8000억 원의 잠정실적을 공시했으나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과 함께 5조2000억 원으로 정정했다. 증권사들은 4분기 8조1000억 원 수준으로 보던 영업이익 예상치를 7조5000억 원으로 내리고 있다.

삼성 측은 지금은 사태수습이 최우선으로 인사를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고 사장은 이 부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삼성그룹 세대교체를 위한 이 부회장의 첫 인사카드이기도 하다. 지난달 노트7을 손에 쥔 채 출근길에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이 부회장이 사태 수습에 나선 고 사장의 거취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s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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