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삼성 미래전략실은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배출의 관문이다.
첫 출발인 삼성 비서실은 고 이병철 창업주가 그룹 경영을 위해 전략적 참모조직으로 활용하던 조직으로 막강한 힘을 자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비서실은 1998년 폐지됐고,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나서며 구조조정본부로 새롭게 태어났다. 2010년에는 미래전략실로 이름이 바뀌었다.
27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삼성 비서실 출신으로 현재 그룹 내 CEO에 올라 있는 인물은 10명이다.
지난 8월말 기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외국인 대표를 제외한 삼성 59개 계열사의 CEO는 61명이다. 6명 중 1명(16.4%)이 과거 비서실 근무 경력을 지닌 셈이다.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규모가 큰 계열사로 좁혀보면 39명 중 10명(25.6%)으로 비서실 출신 비율은 더욱 높아진다.
삼성에서 출세하려면 비서실을 거쳐야 한다는 이야기는 사실이다.
우선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은 유일하게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를 모두 경험한 CEO다. 1992년 비서실 감사팀 과장으로 2년 가까이 근무했고, 2005년에는 삼성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담당임원을 맡았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역시 1990년 삼성 그룹비서실 재무팀에서 5년 동안 경력을 쌓았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1988년부터 6년 동안 삼성그룹 비서실 전략1팀 부장으로 재직했으며, 1995년에는 비서실 실장보좌역실에서 임원으로서 기계그룹을 담당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도 각각 1994년과 1992년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2~3년 동안 부장으로 일했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과 차영수 삼성선물 사장은 2005년부터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상무로 재직했다. 임 사장은 2006년 구조본부 홍보팀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차 사장은 2년 반 동안 몸담았다.
김동환 삼성라이온즈 대표도 2004년 구조본부 회장실 상무로 3년 반 동안 일했다. 육현표 에스원 사장은 2000년 초 구조조정본부에서 근무했고 2011년에는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기획총괄 전무를 맡았다.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1982년 삼성전자 비서실 사원으로 입사했다.
삼성 비서실 출신으로 30대 그룹에서 CEO로 활약 중인 인물도 있다.
박상순 SK커뮤니케이션즈(컴즈) 대표는 1995년부터 2년 반 동안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몸담았고, 동현수 두산 사장도 같은 해 삼성 비서실 화학소그룹담당 부장으로 재직했다.
손관수 CJ대한통운 대표는 삼성물산으로 입사했고 1988년부터 1996년 삼성자동차 부장으로 승진하기 까지 8년 동안 삼성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김철교 한화테크윈 사장은 삼성과 한화 간 빅딜로 소속그룹이 바뀌었다. 2003년부터 3년가량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에서 상무보를 맡았다.
한편 현재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최지성 부회장이다. 1981년 초년병 시절 그룹비서실 기획팀 과장으로 4년 동안 근무했고, 1993년에는 비서실 전략1팀장을 맡았다. 2009년 삼성전자 대표를 거쳐 지금은 이재용 체제의 ‘뉴 삼성’을 설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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