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압박으로 퇴진? 이미경 CJ 부회장 이력 다시 주목

검찰, 조원동 전 경제수석 자택 압수수색...이 부회장 경영복귀 여부 관심

[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퇴진 압박을 받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의혹의 주인공인 이미경 CJ부회장이 새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화려한 이력과 문화콘텐츠 사업에 대한 열정은 물론,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녀의 경영 복귀여부에도 관심이 쑬린다

CJ의 문화 콘텐츠 사업을 주도한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9월 CJ그룹에 사표를 제출하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며 미국으로 떠났다. 이 부회장의 갑작스런 미국행 배경으로 청와대 사퇴 압박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진행해 온 문화 콘텐츠 사업 등이 다시금 주목받는다.  

15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딸이자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장손녀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누나이기도 하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가정관리학, 푸단대 역사교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 부회장은 학업을 끝낸 후 삼성전자 미국법인인 삼성아메리카에 근무했다.

CJ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주도한 이 부회장은 미국 생활 당시 1995년 제일제당에 입사, 드림웍스와 제일제당과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로서의 이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1999년 CJ엔터테인먼트 사업부 상무, 2005년 CJ아메리카 부회장·CJ미디어 부회장·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을 역임했다.

이 부회장은 2010년 CJ오쇼핑에서 분할된 CJE&M을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사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CJ E&M 개관식 당시 “문화 산업이 철강, 자동차, 전자산업을 넘어설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모두가 제조업에 몰두할 때 적자를 보면서도 CJ는 문화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CJ는 문화콘텐츠 사업에 크게 투자해왔다.

1997년 음악 전문 케이블 채널인 엠넷(M.net)을 시작으로 CJ엔터테인먼트로 영화투자 배급, 멀티플렉스 극장 CGV로 영화관 사업 등이 CJ는 문화콘텐츠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를 해왔다. 2014년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놓기까지 CJ는 약 13년 간 1조 5000억 원 가량을 투자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키워왔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내 ‘이미경 라인'의 영향력도 막대했다.

2011년 CJ미디어 등 6개 계열사를 합병한 후 매출 1조1431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냈고, 2016년 9월 30일 3분기 연결 기준 1조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광고매출 하락으로 3분기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CJ제일제당의 매출이 2조3084억 원, CJ대한통운의 매출은 1조4903억 원을 기록하는 등 CJ그룹의 타 주력 사업인 식품, 유통 등과 비교하면 CJ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사업은 투자 규모가 큰 데 비해 리스크가 큰 사업이다.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관리와 차별화된 콘텐츠 생성이 중요하다. CJ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여기까지 온 데에는 문화콘텐츠 사업에 뚝심을 이어온 이미경 부회장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오디션 포맷은 한국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통념에도 4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슈퍼스타K’ 성공을 이끌었다. 이후 CJ E&M은 드라마 ‘미생’, ‘응답하라 1988’, ‘또 오해영',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지상파 방송사를 위협하는 케이블 채널로 성장했다.

그만큼 위험도도 컸다. 이 부회장이 청와대의 눈 밖에 난 것은 바로 그 문화콘텐츠 때문이라는 의혹이 크다. 대표적으로 영화 ‘광해'와 케이블 채널 tvN의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가 있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개봉한 영화 ‘광해'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좌파' 영화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또 대선 당시 ‘SNL코리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강도높게 풍자하는 ‘여의도 텔레토비’가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미경 부회장은 ‘미운털'이 박히게 됐다는 추측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한국의 밤' 행사가 결정적인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의 밤 행사 당시 대표적인 '이미경 라인' 연예인으로 유명한 가수 싸이와 함께 참석한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편 지난 14일 검찰은 이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는 조원동 전 경제수석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이 부회장 퇴진에 청와대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녀의 경영 복귀여부에 관심이 쑬린다. 

ann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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