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근심, 흔들리는 라면사업 성과없는 신사업

커피‧즉석밥‧생수 등 성장동력 발굴 신사업 접거나 부진...핵심사업 라면마저 점유율 감소


[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신라면’으로 라면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하게 지켜오던 농심이 신제품 경쟁에서 흔들리고 있다.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당차게 시작한 신사업은 소비자들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얻으며, 사업을 접거나 지지부진한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라면 외 ‘절대강자’가 분포돼 있는 식품시장에 진출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즉석밥, 커피, 생수 사업에 도전했지만 대부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고, 절대강자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라면 사업마저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농심은 2002년 시장에 진출한 즉석밥 사업을 철수했다. 적극적인 투자로 즉석밥 시장을 선두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었다. 절대 강자 CJ 제일제당의 ‘햇반’을 상대로 시장점유율 20%을 기록하기도 했다. 100억 원을 투자해 경기도 안양에 ‘햅쌀밥’ 전용 공장을 짓는 등 농심의 적극적인 투자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농심의 즉석밥 사업의 끝은 흐지부지해졌다. 절대강자 CJ제일제당의 ‘햇반’은 물론 농심의 뒤를 따라온 오뚜기의 ‘오뚜기밥’, 동원F&B의 ‘쎈쿡’에도 밀리고 말았다.

지난 8월 링크아즈텍 발표에 따르면 후발주자 오뚜기밥의 시장 점유율 28.3%에 비해 농심은 0.1%에 그쳤다. ‘햇반’ 후발주자들의 운명은 엇갈린 채 끝났다. 결국 농심은 야심차게 도전했던 즉석밥 사업을 14년 만에 중단하게 됐다.

절대강자 광동제약의 ‘삼다수’가 자리잡고 있는 생수 사업도 마찬가지다. 농심은 즉석밥 사업에 진출한 지 10년 만인 2012년 생수 브랜드 ‘백산수’를 출시했다. 제주도를 내세운 ‘삼다수’를 상대로 백두산 물을 사용한 ‘백산수’의 2016년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6.8%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삼다수(43.9%)보다는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5.9%)와 점유율이 비슷했다. 생수 시장 점유율 2위를 ‘굳혔다’기에는 애매한 위치다. 오히려 생수 시장 전체를 보면 롯데칠성음료가 ‘아이시스’, ‘평화공원산림수’ 등 여러 브랜드로 2016년 상반기 전체 시장점유율 10.2%를 기록해 농심을 앞서고 있다.

생수와 비슷한 시기인 2013년에 출시한 커피믹스 ‘강글리오’도 ‘2~3년 안에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 선점’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 6월 이후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고, 시장 철수설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강글리오’는 모유와 녹용 등에 함유된 신체기능유지 활성물질 강글리오사이트 성분이 들어가, 기능성을 강조해 타 커피믹스와의 차별화를 꾀한 바 있다.

농심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953억 원, 영업이익 448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5% 감소했다. 3분기 성적으로는 매출이 5477억 원, 영업이익은 227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 0.3% 증가, 영업이익은 39%가 감소했다.

농심은 신사업의 부진과 함께 전통적 주력사업인 라면 사업에서마저 점유율을 지켜야 하는 상황으로, 즉석밥에 이어 커피 등 신사업에 대한 재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ann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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