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출신 아니면 IBK기업은행장 꿈 꾸지말라

1999년 이후 17년간 기업은행장 7명중 4명 57.1%가 대구 경북출신

[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되면서 IBK기업은행장 자리가 'TK(대구·경북) 전용석'이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1999년이후 17년간 이번 인사를 포함해 모두 7명의 행장인사가 있었는데, 그 중 4명을 TK출신 인사로 채웠다.

28일 데이터뉴스가 전자공시시스템이 시범 운영되기 시작한 1999년부터 약 17년간 공시된 IBK기업은행의 재무제표를 조사한 결과, 7명의 행장 중 TK출신 인사가 4명(57.1%)이었다. 관료출신 인사도 4명으로 집계됐다.

기업은행장 임명때마다 특정지역 편중과 권력의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배경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정지역 출신인사가 은행장을 독식할 경우, 이른바 '줄서기' 조직문화는 더 견고해진다. 특정지역 세력을 키움으로써 내부 영향력을 확장한다. 결국 관료낙하산이 아닌 내부승진이 이뤄지더라도, 특정지역 인사가 행장자리를 절반이상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으로 행장이 결정되는 기관이다. 때문에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은 임기 내 열린 3번의 국정감사에서 모두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지난 23일 새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된 김도진 부행장 역시 경북 의성(TK)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IBK기업은행은 TK전용석’이라는 꼬리표는 당분간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대륜고(대구 수성구 소재)와 단국대를 졸업한 인물이다. 1985년도에 기업은행에 입행해 31년간 근무했다. 지난해 12월16일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금번 기업은행장 인선 과정에 현 정부 실세가 개입됐으며, 김 행장이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과의 회동을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행장 측과 금융위 측은 만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이와 같은 의혹이 제기된지 7일 만에 결국 김도진 행장이 임명된 것이다.

2010년 12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기업은행장을 맡았던 조준희 전 행장역시 경북 상주(TK) 출신이다. 조 행장은 상주고(경북 상주 소재)와 한국외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1980년에 입사한뒤 30년간 근무하다가 행장직에 올랐다. 조 전 행장은 현재 YTN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은 충남 예산 출신으로 영남 출신은 아니지만 제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79년 재무부 국세심판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관료출신 인사다. 윤 전 행장은 1998년 재경경제부 장관 비서관, 2003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 국장, 2007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다가 2007년12월 기업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임기 만료 이후에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제24대 외환은행 은행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법무법인 세종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고 강권석 전 기업은행장은 2004년 3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기업은행 사령탑으로 재직했다. 강 전 행장은 1992년 대통령 비서실은 물론 1993년 재무부 증권국 증권발행과 과장, 2001년 금융감독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1급상당), 2002년 금융감독원 기획·총괄·보험담당 부원장 등을 역임했던 관료 출신 인사다.

김종창 전 기업은행장과 이경재 전 기업은행장은 모두 TK 출신이면서 관료 출신인 인물들이다.

김 전 행장은 제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70년 경제과학심의회의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1989년 재무부 경제협력국 투자진흥과 과장, 1996년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 국장, 2000년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을 역임했고 2001년 5월부터 2004년 2월까지 기업은행장으로 재직했다. 김 전 행장은 기업은행장 임기 만료 이후에도 2004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2006년 법무법인 광장 고문, 2008년 제7대 금융감독원 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제5대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경재 전 행장은 1961년 한국은행으로 입행해 1992년 은행감독원 부원장보를 역임했고 1993년 한국은행 이사로 활동한 인물이다. 1998년 5월~2001년5월까지 3년간 기업은행장으로 재직하다가 퇴임했으며 2010년 KB금융그룹 이사회 의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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