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10대 그룹 총수 중 7명은 정관계 가문 자제와 결혼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10대 가문 후손들의 정관계 혼맥 비중이 20%에 그치는 것과 대조된다.
18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가 10대 그룹 총수의 혼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5명이 관료 출신 집안과 맺어졌다. 2명은 정계 가문과 혼맥을 이뤘다. 이 외 상대적으로 평범한 집안이 2명, 재계 1명 등이다. 조사는 오너가 있는 10개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했다.
관계 혼맥을 형성한 그룹 총수는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해, 허창수 GS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이다. 이들 중 박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장차관을 지낸 명문가 자제와 결혼했다.
구 회장은 김태동 전 보건사회부장관의 딸 김영식 여사, 허 회장은 이철승 전 상공부 차관의 딸 이주영 여사와 혼인했다. 김 회장은 4선 국회의원이자 내무부장관을 지낸 서정화 씨의 딸 서영민 여사, 조 회장은 이재철 전 교통부장관의 장녀 이명희 여사와 가정을 꾸렸다.
특히 GS그룹의 정유·에너지사업과 한진그룹의 항공사업은 각각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재벌의 혼사가 사업의 한 영역임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GS는 GS칼텍스, GS에너지 등 에너지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한진 역시 캐시카우인 대한항공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박 회장 역시 관료 출신 인사를 장인으로 삼았다. 그는 고위공무원단인 공군참모총장과 제13대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인기 씨의 딸 소영 씨와 결혼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정치권 경력이 있는 집안 자제와 혼인했다. 최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소영 씨, 이 회장은 제4,5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상희 씨의 딸 재은 씨와 결혼했다. 정 전 의원의 경우 광복 이후 삼호방적·삼호무역 부사장, 삼호방직 회장 등을 지내며 재계에서 경력을 쌓은 뒤 정계로 진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딸 임세령 대상 전무와 1998년 가정을 꾸렸으나, 11년 뒤인 2009년 이혼했다. 구체적인 이혼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두 자녀에 대한 양육권은 두 사람이 번갈아 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 씨의 경우 현재 영화배우 이정재 씨와 교제하고 있으며, 이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실향민 출신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서울 숙명여고를 졸업한 이정화 여사와 결혼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기업체에서 종사한 오고요시마사의 딸 시게미쓰 마나미 씨와 결혼해 상대적으로 평범한 집안과 맺어졌다. 신 회장의 장인은 일본 다이세이 건설의 부회장을 지냈다.
한편 결혼한 것으로 알려진 재계 10대 가문 오너 일가는 310명이고 이중 94명(30.3%)이 재벌가에서 짝을 찾았다. 10대 그룹 총수와 다르게 관료 집안 자제와 결혼한 비중은 14.8%에 그친다. 정계 역시 4.5%로 비교적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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