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롯데지주가 내년 10월까지 보유하고 있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하지만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분 전량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법 ▲호텔롯데가 인수하는 방법 ▲중간 금융지주회사 설립 등 몇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이나 규제당국의 정책변화 등에 가로막혀 처분 방향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4개사를 인적 분할하고 롯데제과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2019년 10월까지 롯데카드, 롯데멤버스 등 보유하고 있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와 그 자회사는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지주회사 전환 이후 보유하고 있는 금융계열사 지분은 2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롯데지주 금융계열사의 경우 롯데카드를 중심으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롯데오토리스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올해 1분기 기준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계열사 및 비금융계열사 지분은 롯데카드 93.78%, 롯데멤버스 93.8%, 롯데캐피탈 25.6%다.
롯데캐피탈과 롯데손해보험은 호텔롯데가 각각 26.6%, 2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오토리스의 지분 100%는 롯데렌탈이 보유 하고 있는데 호텔롯데는 이 롯데렌탈의 지분 20.8%를 갖고 있다.
금융계열사의 최고 정점은 롯데카드다. 롯데카드는 이비카드(100%)를, 이비카드는 다시 경기스마트카드(100%)와 인천스마트카드(99%), 마이비(70.92%)를 지배하고 있다. 마이비는 다시 한페이시스와 부산하나로의 지분 각각 58.8%, 80%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가 롯데카드를 처분하면 나머지 6개 금융계열사도 함께 정리되는 셈이다.
이 밖에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멤버스의 지분 93.88%와 롯데캐피탈 지분 25.64%, 자회사인 대홍기획과 롯데역사가 보유 중인 롯데손해보험 지분 각각 16.22%, 7.1%를 처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롯데지주의 금융계열사 지분 처분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지주가 지난 2002년 타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롯데카드를 인수했던 점을 감안해 매각 이외의 다양한 방안들도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가장 쉬운 방안 중 하나는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간이 정해져 있고 매각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가격에 판매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력한 방안으로는 호텔롯데가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호텔롯데가 인수해야 할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의 지분 규모가 커 자금 조달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 호텔롯데 역시 지주사로의 전환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는 상태다.
롯데지주 입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이다. 이봉철 롯데지주 사장 역시 지난해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중간금융지주사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던 바 있다. 그러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간금융회사 제도도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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