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채용비리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실적면에서는 우수한 성적표를 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3038억 원, 1조3060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 대비 26.5%, 18.9%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증가폭은 KB금융지주를 앞질렀다.
30일 데이터뉴스가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 1조원 이상의 주요 금융지주(KB·신한·하나금융지주) 및 은행(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총액은 6조32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 동기(5조9105억 원) 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그 중 하나금융지주는 1년 새 당기순이익 규모가 26.5%나 증가하면서 업계 실적을 견인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8065억 원, 당기순이익 1조3038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 동기(영업이익 1조3201억 원, 당기순이익 1조310억 원) 대비 각각 37.8%, 26.5% 증가한 수치다. 2년 전(영업이익 9837억 원, 당기순이익 7900억 원)과 비교하면 각각 83.6%, 65%씩 늘어났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동기(1조980억 원) 대비 18.9%나 급증한 1조306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주요 금융지주사 및 은행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 KB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1조915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견고히 했다. 그러나 직전년도 동기(1조8924억 원) 대비 당기순이익 증가폭은 1.2%에 불과한 상태다.
업계 2위로 내려앉은 신한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 규모가 되려 감소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신한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1조7956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1조8891억 원) 대비 4.9%나 급감했다. 주요 지주사 및 은행 가운데 당기순익 규모가 감소한 것은 신한금융지주가 유일하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채용비리 의혹을 조사해 온 검찰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기소하지 않아 사실상 혐의에서 벗어난 상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민영화에 성공했으나 채용비리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홍역을 치뤘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안팎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을 이뤄낸 점을 빌어 2강 구도에 머물렀던 금융지주 구조가 4강 구도로 변화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업계 1위인 KB금융지주와의 당기순이익 격차가 지난 2016년 상반기 3597억 원에서 2017년 상반기 8614억 원으로 벌어졌다가 올해 상반기 다시 6114억 원으로 29% 감소한 상태다.
우리은행 역시 KB금융지주와의 당기순이익 격차가 2016년 2분기 1조747억 원에서 2017년 2분기 7944억 원, 2018년 2분기 6092억 원으로 2년 만에 23.3%나 줄어든 상태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소폭 감소한 반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지주의 ROA는 0.73%로 직전년도 동기(0.63%)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ROE 역시 지난해 2분기 9.11%에서 올해 10.7%로 1.59%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수익성 지표 개선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2분기 0.71%였던 우리은행의 ROA는 올해 상반기 0.82%로 0.11%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ROE 역시 10.88%에서 12.94%로 2.06%포인트 늘었다.
반면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두 수익성 지표 모두 하락했다.
KB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기준 ROA는 지난해 동기(1%)보다 0.17%포인트 감소한 0.83%, ROE는 1.3%포인트 감소한 11.1%에 그쳤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지난해 2분기 0.95%였던 ROA가 올해 0.11%포인트 감소하면서 0.84%에 그쳤다. ROE 역시 12.2%에서 1.1%포인트 줄어든 11.1%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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