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실적·건전성지표 악화…고심 깊어진 서기봉 대표

당기순이익 1년 새 30.9% 급감, 업계 순위 7위까지 하락...수익성·건전성 지표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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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농협생명보험의 당기순이익이 1년새 30.9%나 급감하면서 업계 순위가 하락했다. 자산규모 업계 4위인 농협생명의 순이익 순위는 7위까지 밀려났다.

수익성 지표와 건전성 지표가 나빠지면서 올해 1월 연임에 성공한 서기봉 농협생명 대표이사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농협생명보험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농협생명의 영업수익은 5조7176억 원, 영업이익은 993억 원, 당기순이익은 4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 동기(영업수익 6조3180억 원, 영업이익 1228억 원, 당기순이익 695억 원) 대비 각각 9.5%, 19.1%, 30.9%씩 급감한 수치다.

농협생명의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업계 순위 역시 한 단계 하락했다.

데이터뉴스가 자산규모 30조 이상의 생명보험사 7 곳을 대상으로 상반기 당기순이익 순위를 조사한 결과, 농협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한 단계 하락한 7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생명의 자산 규모는 64조4416억 원으로 업계 4위 수준이다. 그러나 당기순이익  규모는 2016년 상반기 671억 원에서 2017년 상반기 695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올해 480억 원으로 30.9% 급감하면서 당기순익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연임에 성공한 서기봉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지난 2017년 1월 취임 이후 실적이 줄곧 하향세인데다 수익성 지표와 건전성 지표 모두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협생명의 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자산 규모는 64조4416억 원으로 서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인 2016년 상반기(59조3931억 원) 대비 8.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10.1%, 15.1%, 28.5%나 급감했다. 연평균 증가율 역시 자산 규모는 4.2%를 기록한데 반해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5.2%, -7.9%, 15.4%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수입보험료와 초회보험료 역시 2년 전보다 각각 20.3%, 42.7%나 급감한 1조9327억 원, 3751억 원을 기록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0.7%, -24.3%에 달한다.

수익성 지표 역시 나빠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농협생명의 자산운용률은 97.05%로 2년 전 동기(96.75%)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운용자산이익률은 3.44%에서 3.09%로 0.35%포인트 감소했다. 자산이 효율적으로 운용되지 못했음을 뜻한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6년 상반기 1.33%에서 올해 상반기 0.78%로 0.55%포인트 줄어든 상태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농협생명의 ROA는 0.15%, ROE는 2.48%다. 2년 전(ROA 0.23%, ROE 3.51%) 대비 각각 0.08%포인트, 1.03%포인트, 1년 전 동기(ROA 0.22%, ROE 3.61%) 대비 0.07%포인트, 1.1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반면 사업비율은 소폭 증가했다.

사업비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등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사업비율 증가가 보험료 인상의 중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농협생명의 사업비율은 7.29%로 서 대표 취임 전인 2016년 상반기(6.34%)보다 0.95%포인트 증가했다. 1년 전 동기(6.93%)와 비교해도 0.36%포인트나 증가된 수치다.

계약유지율은 급감했다.

농협생명의 올해 상반기 기준 계약유지율(25회차)은 73.46%로 2년 전 동기(79.15%)보다 5.69%포인트나 급감한 상태다. 

건정성 지표 중 하나인 지급여력(RBC)비율은 2년 전보다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농협생명의 RBC비율은 208.40%로 2년 전(207.73%)보다 0.67%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3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면서 지급여력비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RBC비율이 직전년도 동기(218.34%) 대비 9.94% 줄어든데다 오는 2021년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될 경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민원 건수 역시 급증했다.

올해 2분기(3~6월) 기준 보유계약 십만 건당 환산 민원 건수는 4.31건으로 직전년도 동기(3.02건) 대비 0.79건, 2년 전(3.52건) 대비 0.79건 증가했다.
 
한편 서기봉 농협생명 대표이사는 1959년생으로 전라남도 구례 출신이다. 구례농업고와 농협대학을 졸업한 뒤 1986년에 농협중앙회로 입사했다. 이후 2011년 농협중앙회 광주지역본부 금융사업부 부본부장, 2012년 NH농협은행 농업금융부 부장, 2016년 NH농협은행 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1월 농협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취임 당시 전라남도 나주 출신인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서 대표는 경영 악화로 인해 다시 한 번 경영시험대에 올랐다.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