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오창규 기자] “젊은 사람들이여! 한국을 넘어서라. 몸은 한국에 있지만 초점은 세계를 향해 있어야 한다. 자신이 될 수 있는 만큼 돼라. 활짝 핀 장미같이 네가 될 수 있는 한 최대한 되어라(Be all you can be!). 나 같은 사람도 성공한다. 요즈음 같이 많이 배우고 머리 좋은 젊은이들은 다르지 않느냐. 절대 포기하지 마라(Never give up). 인생을 길게 잡으라.”
한국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강조해온 실리콘밸리 벤처 신화 이종문 암벡스벤처그룹 회장(왼쪽 사진)이 21일 신라호텔에서 벤처1세대들의 초청을 받아 구순(九旬)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이종문 회장님과 함께 하는 KSVF((코리아-스탠포드 벤처포럼, 회장 김옥경)의 밤’ 행사에는 7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며 “너무 고맙습니다” 말했다. 올해로 한국나이 92세를 맞은 그는 항상 ‘청년정신’을 강조한다.
컴퓨터와 벤처로 실리콘밸리 신화를 이룬 이 회장은 지난 82년, 55세 나이로 한국인 최초로 벤처기업 다이아몬드컴퓨터시스템사 설립(컴퓨터 부품회사), 벤처신화를 이뤘다. 그는 IBM과 애플의 호환시스템개발(88년), 컴퓨터그래픽카드 개발 초고속성장(90년), 실리콘밸리성장기업 8위 등극(93년), 미국내 초고속성장기업 17위(93년), 오늘의 기업인상 수상(93년·94년) 등 신화를 계속 써나갔다.
50대 사업 실패 후 와이프도 떠나고, 쓰레기통 까지 뒤져 삶을 이어가면서도 벤처신화를 이룩한 주인공이다. 68세에 한국인 최초로 나스닥상장의 꿈을 이뤘다. 지난 1996년에는 69세 나이로 암벡스벤처그룹을 설립, 벤처기업들의 성장을 돕는 일을 줄곧 했다. 그에 대해 당시 현지 언론들은 빌게이츠에 버금가는 신화를 창조한 주인공으로 평가했다.
현재 전 재산을 기부한 그는 ‘기부왕’으로도 불린다. 1995년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박물관에 1500만달러(170억)를 기부하는 등 미국전체 기부순위 2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99년 모국 젊은이들에게 벤처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스탠포드에 200만달러를 기부, 한국벤처인들과 한국의 미래를 위해 스탠포드 SEIT 프로그램 설립과 후원을 제안해 ‘스탠퍼드 대학 연수’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1998년 DJ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IMF 탈출과 경제 성장을 얘기하다 이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한국벤처기업인들이 5기까지 242인명이 다녀왔다. 전하진 전 의원 등 벤처 1세대들이 거의 이 프로그램 출신이다.
이번 이 회장의 초청은 이들에 의해 이뤄졌다. 이 회장은 클린턴 대통령으로 부터 주한미대사를 제안받았으나 자신은 적임자가 아니라며 고사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에 의해 폐지됐다. 스탠포드 대학출신인 진 장관은 스탠포드 단기연수프로그램 출신들을 싫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의 벤처노하우를 돈 안들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것”이라며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행사를 마치고(윗사진) 이종문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일곱번째)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행사에 앞서(아랫사진) 이종문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 김옥경(앞줄 왼쪽 세번째)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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