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이루비 기자] 택배시장 점유율 50%를 육박하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수익성 방어를 위해 경쟁사들이 운임 인상에 나선 반면, CJ대한통운은 오히려 ‘저가 정책’에 승부수를 걸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CJ대한통운의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CJ대한통운은 지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택배사업부문에서 1조651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1조455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13.5%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08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2% 줄었다.
CJ대한통운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최저임금 인상에 타격을 받은 것이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운임은 동종업계보다 약 260원 저렴하다. 업계 평균 운임은 박스당 2200원이고, CJ대한통운은 1942원을 받고 있다. 3분기 기준으로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의 48.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려 했던 것이다.
반면 한진은 작년보다 3%가량 운임을 인상했다. 매출은 4467억 원에서 4984억 원으로 11.6% 올랐고, 영업이익은 58억 원에서 96억 원으로 65.5% 대폭 상승했다. 업계는 한진택배의 실적 개선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를 운임 인상으로 상쇄한 덕분이라 평가했다.
택배부문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CJ대한통운은 이달 초 뒤늦게 운임 인상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CJ대한통운이 원래 시장 평균보다 낮은 운임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타 업체들의 움직임에 맞춰 운임을 상승했어도 시장 지배력에 변화는 없었을 거라고 지적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올해 택배노조의 잇따른 파업과 안전사고 등의 악재가 겹쳤다. CJ대한통운은 고객사에 낮은 운임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고객사에 택배 대란을 안긴 꼴이 됐다.
CJ대한통운도, CJ대한통운의 고객사도 불만족스러운 한해였다. 그런데 CJ대한통운은 고객사에 뒤늦게 ‘운임 인상’이라는 칼을 겨누게 됐다는 지적이다.
rub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