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삼성 금융계열사가 당기순이익 증가폭보다 시가배당률을 높이면서 고배당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줄었는데도 배당금과 시가배당률은 높였다.
삼성금융계열사는 2018년 결산 기준 총 1조1162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책정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21.7% 늘어난 규모다. 삼성금융계열사의 최정점에 있는 삼성생명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데다 2대 주주인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삼성금융계열사 4곳의 배당금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결산 기준 총 배당금 규모는 1조116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도에 지급한 배당금 1조1162억 원보다 21.7% 증가한 수치다.
삼성금융계열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2.93%에서 4%로 1년 만에 1.07%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삼성금융계열사의 배당금 증가폭에 주목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증가폭보다 배당금 증가폭이 더 큰데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업계 불황 등이 예고된 상태에서 고배당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10.7% 급감한 삼성카드는 배당금을 되려 6.7% 늘렸다.
2018년 기준 삼성카드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4786억 원으로 직전년도(5056억 원) 대비 5.3%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867억 원에서 3453억 원으로 10.7% 감소한 상태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수수료 인하 등 카드업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배당금을 직전년도(1500원) 대비 6.7% 증가한 16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금이 주가의 몇 %인지를 나타내는 시가배당률은 3.6%에서 4.4%로 0.8%포인트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이 1.8% 증가한 삼성화재는 배당금을 15% 늘렸다.
2018년 기준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1조738억 원으로 2017년(1조553억 원) 대비 1.8% 증가했다. 그러나 배당금은 1만 원에서 1만1500원으로 15% 증가했다. 시가배당률은 3.7%에서 0.4%포인트 상승한 4.1%다.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삼성증권 역시 배당금 증가율이 순익 증가율을 앞섰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345억 원으로 1년 전(2716억 원)보다 23.2% 늘었다. 같은 기간 배당금 규모는 1000원에서 1400원으로 40% 증가했다. 시가배당률은 2.8%에서 4.3%로 1.5%포인트 상승했다.
삼성금융계열사의 사실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시가배당율 폭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2018년도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직전년도(1조2632억 원) 대비 37.5% 증가한 1조7364억 원이다. 이 기같 배당금은 2000원에서 2650원으로 32.5% 늘었고, 시가배당률은 1.6%에서 3.2%로 1.6%포인트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삼성금융계열사 최정점에 있는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이건희 회장인 점을 감안, 고배당이 이뤄졌을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삼성화재·카드·증권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의 지분 14.98%, 삼성카드 71.86%, 삼성증권 29.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결산 배당을 통해 삼성생명이 취득한 배당금은 2516억 원에 달한다.
이와 같은 배당금은 삼성생명의 순익에 반영되고 이를 통해 책정된 배당금으로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은 1100억 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삼성생명 지분 19.34%를 보유한 2대주주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17.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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