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녹십자의 자산 가운데 24.1%가 창고에 쌓인 재고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평균보다 8.5%포인트나 많은 규모다. 반면 재고자산회전율은 업계 꼴찌로 나타나 현금 흐름에 적신호가 켜졌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녹십자·광동제약·한미약품·대웅제약 등 제약업계 '빅5'의 재고자산 규모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분기 기준 녹십자의 재고자산 비중이 총 자산에 24.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 가운데 5분의 1이 창고에 쌓여있는 제품인 셈이다.
지난 2018년 기준, 제약 업계 2위 녹십자의 재고자산은 총 3842억 원으로 5개 제약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이 기간 '빅5'가 보유하고 있는 총 재고자산 규모는 1조370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그 중 37.1%가 녹십자에서 발생했다.
녹십자는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중 역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녹십자의 총 자산 규모는 1조5917억 원이다. 그 중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4.1%로 업계 평균(15.7%)보다 8.5%포인트나 높았다. 재고자산 비중이 가장 적은 유한양행(7.5%)와의 격차는 16.5%에 달한다.
녹십자의 재고자산 비중은 2016년 21.3%에서 2017년 3분기 22.2%, 지난해 3분기 24.1%로 매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고자산 규모는 늘어난데 반해 매출액은 급감하면서 재고자산회전율도 악화됐다.
재고자산회전율 비율이 높을 수록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순환 속도가 빠른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수치가 낮으면 재고자산이 현금화 되는 속도가 늦다는 것을 뜻한다. 수요에 따라 재고자산을 비축해 둬야하지만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으면 팔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 두는 제품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녹십자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2회로 5개 제약사 가운데 가장 낮다. 같은 기간 업계 평균 회전율이 3.58회인 것과 비교해도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특히 녹십자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16년 3.42회에서 2017년 3분기 2.34회, 2018년 3분기 2.2회 등으로 매년 급격히 악회되고 있는 상태다.
녹십자의 경쟁 제약사이자 업계 1위 유한양행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18년 3분기 기준 7.59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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