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한 가운데 지난해 30대 그룹 상장계열사의 비정규직 수와 비중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상장계열사가 없는 부영그룹은 이번 집계에서 제외했다.
7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중 2018년 이전 상장된 기업 184곳의 기간제 근로자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작년 말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총 3만991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만5517명에서 5599명 감소한 수치다. 전년 대비 감소율은 12.3%에 달했다.
반면 전체 직원 수는 늘었다. 2018년 30대 그룹 상장계열사들은 총 87만8191명을 고용했는데 이는 전년 근무한 86만6878명 대비 1만1313명(1.3%) 증가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수가 증가함으로써 1년 새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비중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체 직원 수 대비 기간제 근로자의 비중 또한 2017년 5.3%에서 1년 새 4.5%로 0.7%포인트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사별로 살펴보면 GS그룹의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GS그룹은 지난해 6개 상장계열사 직원 1만8612명 중 12.1%인 2248명이 기간제 근로자였다. 직전 연도에는 2만600명 중 3987명이 비정규직으로, 그 비중은 19.4%에 달했다. GS그룹 상장사 6곳은 1년 새 비정규직 비중을 7.3%포인트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S-OIL그룹(-6.0%p), 현대백화점그룹(-4.4%p), 금호아시아나그룹(-3.8%p), 대림그룹(-3.5%p) 순으로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반대로 한국투자금융그룹은 전년 대비 비정규직 비중이 20.4%포인트 대폭 상승하며 30개 그룹사 중 가장 압도적인 증가폭을 보였다.
이 그룹의 상장계열사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유일하다. 한국금융지주의 2018년 기준 직원 수는 55명으로 그중 29.1%인 16명이 비정규직이다. 전년에는 46명의 직원 중 8.7%인 4명만 비정규직이었다.
이어 농협그룹(2.2%p), OCI그룹(2.1%p), KCC그룹(2.0%p), 교보생명보험그룹(0.9%p) 순으로 비정규직 비중 증가폭이 컸다.
한편 30개 그룹사 중 실질적으로 비정규직 비중이 감소한 곳은 13곳에 불과하다. 이들이 30대 그룹 상장계열사 전체의 비정규직 비중 감소폭을 견인한 것일 뿐 실제로 17개 그룹사는 전년 대비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이루비 기자 rub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