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대표 김성훈)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삼광글라스(대표 이복영)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다. 특히 당기순이익면에서 락앤락은 전년 상반기에 비해 66.8% 감소한 반면, 삼광글라스는 흑자로 돌려놓으며 격차를 좁혔다.
1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락앤락·삼광글라스 등 국내 밀폐용기 빅2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락앤락은 매출 216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111억 원 대비 2.4%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락앤락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60% 이상 대폭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75억 원으로 직전년도 상반기 210억 원보다 64.1% 감소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조직 세팅으로 인한 신규 인원 충원으로 인건비가 증가했고 신규 제품 론칭에 따른 마케팅 비용 등이 늘어난 탓”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만 보면 1분기보다 7.4% 늘어 회복세”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기준 락앤락의 영업이익은 2016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281억 원, 246억 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18년 상반기 202억 원에서 1년 새 66.8% 하락해 67억 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211억 원을 기록한 이후 최근 2년 동안 줄어들고 있다.
락앤락의 순익 감소세는 김성훈 대표이사의 취임 시기와 겹친다. 김 대표는 2017년 12월 취임해 두 번의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는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경쟁사 삼광글라스와 순이익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져 김 대표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삼광글라스는 당기순이익 4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9억 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양사의 엇갈린 당기순이익 증감에 락앤락과 삼광글라스의 순익 격차는 26억 원으로 좁혀졌다. 지난해 상반기 락앤락의 순이익은 삼광글라스보다 251억 원 앞선 상태였다.
2015년 상반기에는 락앤락의 당기순이익이 삼광글라스보다 적었다. 당시 락앤락의 순이익은 73억 원, 삼광글라스는 126억 원이다. 그러나 1년 새 락앤락의 당기순이익이 183억 원으로 150.7% 대폭 상승하며 삼광글라스(104억 원)를 제쳤다.
이후 삼광글라스의 당기순이익 감소세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양 사의 순익 격차는 더욱 커졌다. 상반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격차는 2016년 79억 원에서 2017년 150억 원, 2018년 251억 원까지 확대됐다. 그리고 올해 그 격차가 26억 원까지 바짝 좁혀진 것이다.
락앤락의 역전 사정권 내까지 쫓아온 삼광글라스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뿐만 아니라 영업이익 또한 눈에 띄게 개선됐다. 여전히 적자이긴 하지만 지난해 동기 -137억 원에서 올해 -31억 원으로 적자 폭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삼광글라스는 가동률 증가로 매출원가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삼광글라스의 상반기 매출은 1793억 원으로 전년 상반기 1780억 원 대비 0.7% 소폭 늘었다. 병유리사업, 생활용품(유리식기)사업 등의 매출이 증가세를 보인 영향이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김성훈 대표는 1959년생으로 동북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후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삼성전자 경영기획실에 입사해 삼성SDS 경영지원실 실장, 경영혁신팀 팀장, 전략마케팅실 실장, 컨설팅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11년 삼성SDS 자회사인 오픈타이드코리아 대표이사, 2012년 삼성SDS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7년 12월 락앤락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해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두고 있다.
한편 락앤락 창업주인 김준일 회장은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고 회사가 더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2017년 8월 자신이 보유한 주식 전량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도했다. 이후에도 김 회장은 김성훈 대표이사와 함께 공동경영체제로 락앤락을 이끌다가 지난해 2월 사임했고, 이후 김 대표 단독 경영 체제가 됐다.
매도 당시 김준일 회장이 보유한 주식 수는 총 3496만 1267주로, 매각 대금이 6293억 원에 달했다. 김 회장은 지분 매각 대금도 세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락앤락과 공익 재단에 투자해 화제가 됐다.
이루비 기자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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