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개발한 LNG(액화천연석유가스)운반선에 도입한 KC-1(LNG운반선 화물창)기술에 계속해서 결함이 발생, 해운회사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가스공사의 무책임 태도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장석춘 의원(한국당 경북 구미시을)은 “가스공사가 개발한 한국형 LNG운반선 화물창(KC-1) 기술의 결함 문제가 가스공사의 안일한 대응과 책임 회피로 방치되고 있어, 국민 혈세는 물론 해운회사에 막대한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근 3년간 LNG 운반선을 총 107척을 수주하는 등 세계시장 점유율 89.2%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LNG운반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LNG화물창은 프랑스 GTT사가 기술을 독점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기술 로열티(수주 비용에 5%)로 배 한척 당 100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그동안 누적 3조원의 로열티를 GTT사에 지급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1년간 국책 연구비 197억원을 투입, 국산 화물창 기술 KC-1을 개발했다.
이후 2018년 삼성중공업이 KC-1을 도입해 선박 2척(국적 26, 27호선)을 건조했고, 이를 SK해운이 인도받아 운항 했으나 LNG화물창 외벽에 결빙현상이 나타나는 등 심각한 결함을 일으켰다. 더 큰 문제는 한국가스공사가 KC-1에 문제가 발생한지 2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에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선사는 올해 말까지 약 1000억원의 손해를 입게 될 전망이다.
장석춘 의원은 “한국가스공사가 결함 발견 초기에 설계오류를 인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원인을 밝히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민간기업의 피해가 이렇게까지 늘어나지는 않았을 것”며 “한국가스공사의 안일한 대응과 책임회피로 KC-1 기술이 완성되는 시점(2017년)부터 현재까지 로열티 비용 약 1조7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또 장 의원은 “LNG운반선 수주가 대규모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되는 시점에서 KC-1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친 것 같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한탄했다.
장 의원은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수백억원이 투입된 국산기술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가스공사가 설계 오류를 인정하고, 기업들과 협의를 거쳐 하루라도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이후 한국가스공사는 결빙현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개월 동안 약 200억원을 투입해 수리했지만, 테스트 중에 또 다시 같은 문제(결빙현상)이 발견되어 다시 수리를 해야 할 상황이다. 그 피해는 민간기업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장 의원은 “기술개발을 주도한 가스공사와 정부부처는 선사나 조선소에 문제 해결을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각계 전문가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1차 수리와 같은 과오를 재연하지 말고 KC-1의 정상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원인을 찾아내어 필요한 경우 책임을 지겠다던 가스공사가 1년이 지나도록 문제 해결은커녕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어, 필요하다면 감사원 감사를 통해서라도 책임 있는 자세로 기술 정상화 및 민간기업의 피해 최소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창규 기자 chang@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