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가 그룹 내 상장사 6곳 중 5곳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중공업지주는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중공업그룹 상장계열사 6곳의 2020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6개 상장사의 총 영업이익은 -312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는 이들 기업이 총 1조72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지주가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것이 그룹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597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룹 상장사 중 유일한 영업손실이다. 6666억 원의 흑자를 낸 2019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1조2637억 원 하락했다.
유가급락에 따른 정유부문 손실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발생과 유가 폭락으로 563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2분기와 3분기는 소폭 흑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제품 수요 회복 지연과 환율 하락으로 또 다시 78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강달호 대표가 2018년부터 수장을 맡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다른 상장계열사들도 수익성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권오갑 대표와 가삼현 대표가 각자대표 체제로 이끌고 있는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환율하락으로 인한 조선부문 공사손실충담금 설정과 플랜트 부문 추가 공사비용 발생으로 74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년(2902억 원)보다 74.4% 감소한 수치다.
현대미포조선(대표 신현대)과 현대에너지솔루션(대표 강철호)의 영업이익도 2019년 926억 원, 221억 원에서 2020년 367억 원, 88억 원으로, 각각 60.4%, 60.2% 떨어졌다. 현대미포조선은 건조물량 감소와 고정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하락했고, 현대에너지솔루션은 판매가격 하락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현대건설기계(대표 공기영)도 영업이익이 2019년 1578억 원에서 지난해 916억 원으로 42.0% 줄었다.
반면,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낸 조석 대표가 지난해 1월 취임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2020년 72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전환했다. 그룹 상장사 중 유일하게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과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이 3년 만에 흑자를 달성한 요인으로 꼽힌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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