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2017년 이후 매년 80%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초고속성장을 거듭한 결과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우아한형제들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지난해 1조952억 원의 매출(개별재무제표 기준)을 올려 2011년 설립 이후 10년 만에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실적이 공개되기 시작한 2014년 291억 원에서 2015년 495억 원으로 70.1% 증가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71.5% 늘어난 849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1626억 원)과 2018년(3115억 원)은 연속으로 전년 대비 9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2019년에 80.1% 상승한 5611억 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 95.2%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했다.
통상 매출규모가 커질 수록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기 어렵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배달이 크게 늘면서 100%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부문별 매출 가운데 서비스 매출이 2019년 4989억 원에서 2020년 8598억 원으로 72.3% 증가했다. 이 부문은 배민 등으로 벌어들인 광고수익으로, 배달중개 운영 수익을 뜻한다.
더 주목할 부문은 상품매출이다. 507억 원에서 2173억 원으로 328.6% 늘었다. 이 부문은 완성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생필품 즉시배송 서비스인 B마트의 매출이 포함돼 있다. B마트는 2019년 11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행했다. 13개 지점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1년 만에 30여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년 만에 몸집을 2배 이상 늘린 B마트는 우아한형제들이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모두 흑자로 돌려놓으며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그동안 우아한형제들은 영업이익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회사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150억 원, 24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2016년 25억 원, 2017년 217억 원, 2018년 568억 원 등 3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는가 싶었지만, 2019년 다시 8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외투자 및 신사업, 국내 경쟁 과잉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이 급증하면서 58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 453억 원의 적자를 냈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214억 원 흑자를 올리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연결재무제표 상으로는 112억 원의 영업손실과 48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산지 직송 배달 서비스 '전국별미'와 자율주행으로 배달하는 로봇 '딜리드라이브' 등을 선보이고, 로봇 상용화를 위해 현대차·기아와 손을 잡는 등 배달 산업에 새로운 서비스 모델과 신기술 도입을 주도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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