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한승주 총장과 중국 대표작가 왕멍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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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승

teito@datanews.co.kr | 2007.10.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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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개혁과 개방으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가까워졌다. 향후 양국의 관계를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지난 25일 오전 신라호텔 16층 콘퍼런스룸에 한승주 고려대 총장과 중국 왕멍 작가가 마주 앉았다. 25일 오후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열린 ‘고려대 2007 인문학 특별 강연회’를 위해 내방한 왕멍 작가를 위해 고려대가 특별히 마련한 자리.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한승주 총장은 자개 병풍을 왕멍 작가에게 증정하고, 왕멍 작가는 남경 비단을 선사했다. 한승주 총장 내외와 왕멍 작가 내외가 함께 한 이날 자리는 주로 한국과 중국의 문학과 정치에 관한 대화가 오갔다.

다음은 한승주 총장과 왕멍 작가의 주요 일문일답.

▷ 한승주 총장: 최근 중국의 정치 변화와 맞물려 문학 분야는 어떤가.
- 왕멍 작가: 최근 100~200년 동안 중국은 변화의 격동기를 맞고 있다. 현재 중국 문학가들은 정부를 무너뜨릴 생각으로 집필하지는 않는다면 자유롭게 의사표현이 가능하다. 정치적 변화로 중국 작가들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문예적 논쟁이 정치적 쟁점으로까지 커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중국의 문학은 개혁과 개방 이후 서민생활 수준 제고와 평등 등 구체적 실천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중국의 문화는 전통 문화를 재조명하는 성격이 강하다.

▷ 한: 중국은 문학의 표현 자유와 정부 비판 사이에 경계선이 그어져 있나.
- 왕: 물론 경계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전보다 문학의 표현 자유가 확대되고 있다. 나는 14세부터 당원 활동을 시작해 많은 고생을 했으며, 개혁·개방 이후 등소평 정부에서 신임을 얻어 장관을 역임했다. 밑바닥부터 고위층까지 체험한 내 삶이 중국 변화와 개혁의 산 증인이다. 따라서 서민과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 한: 중국도 자본주의 붐이 일고 있고, 작가 역시 자기 작품의 상업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작품의 선정성·폭력성에 대한 한계가 있나.
- 왕: 중국에서는 선정적인 작품을 이른바 ‘황색소설’로 부른다. 전반적으로 중국 문학도 성개방이 많이 됐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전파를 타고 퍼지는 일이 늘고 있다. 현실적으로 황색소설을 다 걸러낼 수는 없지만, 아주 노골적인 내용은 법으로 금하고 있다. 유명 작가의 작품인 경우 간혹 적용 범위가 애매할 때도 있다.

대담 도중 한 총장이 왕 작가의 젊은 시절 작품‘청춘만세’를 언급하며, 이제 ‘노년만세’를 집필할 계획이 있냐고 묻자, 왕 작가는 “지금 73살인데 아직 마음은 젋다”며 “기회가 되면 꼭 집필하고 싶다”고 웃음으로 답했다.

▶ 왕멍 작가 약력
1934년: 중국 베이징 외곽 허베이성 난피현 출생
1948년: 중국 공산당 지하 조직 가입
1985년 ~ 현재: 중국 작가협회 부회장
1986년 ~ 1989년: 중국 국무원 문화부장(문화부장관) 역임
2000년: ‘왕멍 대표작’ 중국 대학 중문과 학부생 필독도서로 선정
2003년: ‘왕멍문집’ 전23권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