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현대카드의 순이익이 꺾였다. 올 3분기 누적 2078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7.1%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았다.
이 회사는 과거 위기에 처할 때 판관비·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사옥 매각, 희망퇴직 실시, PLCC 제휴 등을 통해 극복해 왔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순이익 규모가 올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2018년 이후 순이익을 꾸준히 늘려왔는데, 이대로면 올해는 연간기준으로 순이익 상승세가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작년 연간 순이익은 3141억 원으로, 4분기 1000억 원 순이익 달성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PLCC 파트너십 등으로 회원 수와 신용판매는 증가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자금의 70% 이상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통해 조달하는데 여전채 금리 급등으로 부담이 커졌다.
이런 이유로 이 회사는 '허리띠 졸라 매기'에 들어갔다. 자동차할부금리를 인상하고 무이자할부 등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구매 시 제공하던 12개월 무이자할부를 3개월로 단축했다. 대형마트에서 현대카드를 사용하면 받을 수 있었던 2~5개월 무이자할부와 면세점‧여행사 등에서 제공됐던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도 종료했다.
한편, 현대카드는 2019년 가맹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실적 악화가 우려됐었다. 그러나 인건비, 광고비 등의 판관비 지출을 줄여 실적을 개선했다. 현대카드는 출혈성 기타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해 200여명의 임직원을 감축했다. 또, 광주 사옥을 매각해 57억 원의 투자 부동산 수익을 얻었다.
2020년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제휴를 통한 회원수 증가와 비용절감 등을 통해 순이익을 늘리기도 했다. 2021년에는 현대카드가 PLCC 시장서 독주체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간 쌓아온 PLCC 파트너십이 빛을 발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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