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헤드헌팅 시장 황당 구직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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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연

tame@datanews.co.kr | 2007.11.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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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마다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하려는 직장인(구직자)이 늘고 있다. 구직자 유형도 가지각색이다. 시시때때로 헤드헌터에게 전화해 진행상황을 확인하거나 무조건 취업시켜달라고 애원하는 구직자, 아무 이유 없이 연락을 끊어버리는 구직자 등 각종 황당사례들이 헤드헌터를 당황시키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와 헤드헌팅 전문업체 엔터웨이파트너스(www.nterway.co.kr)가 현재 활동중인 헤드헌터 107명을 대상으로 '황당한 구직자 유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중에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리는 '일단잠수형'이 30.8%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입사조건이나 시기를 내 맘대로 정하는 '내멋대로형'(21.6%), 의뢰를 시작한 순간부터 수시로 전화해 진행상황을 묻는 '안절부절형'(15.9%), 과거 잘나갔던 시절만 생각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안하무인형'(12.2%), 어떤 회사든 좋으니 무조건 취업만 시켜달라는 '애걸복걸형'(7.9%) 순이었다.

▲ 일단잠수형= 입사가 확정된 후 가지 않겠다며 사라지거나 채용전형 진행 도중 이유 없이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다.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구직자) 상당수가 동시에 두 곳 이상의 헤드헌팅사에 추천을 의뢰하면서 발생하는 사례. 최종합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출근 전날까지 다른 헤드헌팅사에서 추천한 기업과 저울질을 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법대를 졸업한 32세 남성은 어렵게 시간을 맞춰 잡은 헤드헌터와의 프리 인터뷰에 오던 중 약속시간 10분 전 거의 다 왔다는 전화를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헤드헌터가 전화해도 받지 않고, 받아? ?바로 끊어버렸다.

▲ 내멋대로형= 자신의 경력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연봉, 인센티브 등 모든 조건을 자기 마음대로 부르는 유형. 입사시기도 제멋대로 정한다.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47세 남성 구직자는 입사가능 여부 및 시기가 확정되어 기다리는 동안 이전 직장에서 3~4개월짜리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며 프로젝트가 완료된 후 입사할 수 있도록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해당 기업 인사담당자가 입사를 취소시켰고, 헤드헌터에게 다른 사람 추천을 요구했다.

▲ 안절부절형= 헤드헌터에게 수시로 전화해서 귀찮게 하는 구직자 유형이다. 채용진행이 길어지면 해당 기업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유형의 대부분은 자신이 어떤 포지션에 적합한지에 대한 기준이 없고, 헤드헌터와 인연만 맺으면 어떻게든 취업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다. 외국계기업 한국 지사장으로 추천했던 52세 남성은 외국 본사와 한국 지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채용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지자 하루에도 몇 번씩 담당 헤드헌터에게 전화해 진행상황을 확인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으나 결국 참지 못하고 본사 및 한국 지사에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며 조급해 했다. 결과는 인내심 부족으로 탈락.

▲ 안하무인형 = 과거에 소위 잘나갔던 직장인이라도 오랜 공백기간을 갖게 되면 이전보다 못한 조건으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구직시장에서 스스로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연봉 등 조건과 관계없이 일단 오케이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상당수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하게 된다. 억대 연봉의 외국계기업 지사장이었던 48세 여성은 1년간 휴직한 뒤 재취업에 도전했으나 계속해서 실패했다. 다시 일하고 싶은 생각에 예전의 50%에도 못 미치는 연봉을 받고 임원으로 재취업했다. 하지만 CEO의 근성을 버리지 못한 채 생! 활하다 새로운 회사 CEO와 마찰을 빚었고 결국 일주일 만에 퇴사했다.

▲ 애걸복걸형 = 구구절절 애절한 사연을 내세우며 매달리는 구직자 유형으로 자신의 취업성공 여부가 오직 헤드헌터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헤드헌터는 적합한 인재를 기업에 추천하는 역할을 할 뿐, 선택은 기업의 몫이라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프로그래머인 33세 남성은 공교롭게도 이전에 근무하던 4개 회사가 모두 부도 처리되어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사직하게 되었다. 헤드헌터와 연락이 닿은 이후 매일같이 전화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어떤 회사라도 좋으니 무조건 취직시켜 달라고 애걸복걸했다.

기타 황당한 유형으로는 자신의 신분은 밝히지 않은 채 채용공고에 대해서만 캐묻는 '스파이형', 취업만 시켜주면 돈은 얼마든 주겠다는 '졸부형', 매일같이 비슷한 시간대에 전화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스토커형'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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