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6조 원이 넘었고, 올 1분기 또한 -2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더 커졌다. 한국전력의 적자와 HMM의 해운업황 악화 등에 영향을 받았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산업은행의 연간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조2298억 원을 기록하며 2016년(-5687억 원) 이후로 7년 만에 다시 적자 늪에 빠졌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 또한 -2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1939억 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는 한국전력의 전례없는 경영 악화에 영향을 받았다. 산업은행은 한국전력의 최대 주주로 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에너지 원료 가격 급등으로 24조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전 적자 개선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데, 물가 안정 등의 이유로 오는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게다가 HMM 지분 20.69%를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은 HMM 주가 부진에도 영향을 받는다. HMM은 해상 운임 사업이 불황으로 실적 부진에 빠졌고 주가까지 하락했다. 지난 6일 1만8680원에 장을 마무리 했다. 2021년 말엔 2만6900원, 지난해 12월 29일엔 1만9550원이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진행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HMM 주가가 1000원 빠지면 BIS비율 0.07%포인트가 하락한다"며, "이로 인해 1조8000억원 정도의 자금공급여력이 감소해 HMM 매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자금공급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HMM 매각이 불가피 하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HMM 지분을 인수하려는 기업이 있다"고 공언했지만 업계는 커지는 몸집과 업황 불황까지 겹쳐 이를 감수하고 인수할 기업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한편, BIS비율이 올 1분기 13.1%로 추산되며 안정성에 빨간불이 들어오기 직전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금융감독이 BIS비율 권고치를 13% 수준으로 유지하라고 하는 이유에서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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