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은행의 한 직원이 8년동안 700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우리금융그룹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허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취임사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바있으며, 지난 7월엔 '현장중심 내부통제 혁신방안'도 내세웠다.
7월 초에는 또 한 번 횡령사고가 일어났는데 우리은행은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용해 횡령 사고를 조기에 잡아낸 것이라고 밝혔다.
4일 데이터뉴스가 우리금융지주 IR에 공시된 윤리교육 참여·시간 현황을 분석한 결과, 3년째 윤리교육 시간이 14시간대를 유지했다.
지난해엔 14.3시간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한 2019년엔 13.8시간이었다. 이어 2020년, 2021년 14.5시간, 14.0시간씩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장중심 내부통제 혁신방안(▲내부통제 체제 개편 ▲임직원 인식 제고 ▲역량 강화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또 그룹 내부신고자의 익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접수 채널을 도입했다. 내부 신고자에 대해서는 심사를 거쳐 최대 10억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전재화 준법감시인 상무는 "5월에 해당 제도를 도입한 후 신고 건수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초 발생한 9000만 원 규모의 횡령 사고와 관련, 전 상무는 "내부통제를 강조하고 있음에도 사건이 발생한 것은 죄송스럽다"며 "이를 시스템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 더 큰 사고를 막은 것은 내부통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사를 통해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신뢰받기 위해 탄탄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추고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700억 원대 횡령사고에 대한 대응이다. 당시 8년 동안 벌어진 사태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등 내부통제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달 초 정기인사에서 지점장급 내부통제 전담인력 33명을 영업본부에 신규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일각에선 내부 임직원 횡령 등 비위행위 고발 시 '최고 10억 원'의 포상금 지급에 대해 과연 큰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을 표한다. 사내 조직 특성상 내부신고자를 계속 감추기 어려운 구조이고 인사고과 인센티브까지 반영되고 있어 퇴직까지 꼬리표가 달리는 이유에서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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