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의 한 직원이 7년간 5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횡령했다. 경남은행은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은행은 이 기간 윤리교육을 355회에 걸쳐 94시간이나 진행했다. 보여주기식 교육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18일 데이터뉴스가 BNK금융지주의 ESG보고서에 공시된 은행계열사의 윤리교육 시간과 횟수를 분석한 결과, 경남은행이 부산은행보다 시간과 횟수가 많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남은행의 1인당 윤리교육 시간은 94시간이다. 같은 기간 부산은행(84시간)보다 10시간 많았다. 이 기간 윤리교육 개최횟수는 경남은행이 355회로, 부산은행(84회)보다 4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윤리교육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경남은행 직원의 횡령사고가 드러났다. 투자금융부서 부장급 직원 A씨가 2016년부터 7년 동안 5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횡령했다.
보통 은행은 주기적으로 순환인사를 한다. 한 부서에 장기간 근무하는 경우 횡령 등 금융사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의 업무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A씨를 순환인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2007년부터 올 4월까지 15년간 부동산 PF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도 700억 원대 자금을 빼돌린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사고를 낸 직원도 10년간 한 부서에서만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과 금감원의 뒷북 감독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은 현장중심 내부통제 혁신방안(▲내부통제 체제 개편 ▲임직원 인식 제고 ▲역량 강화 등)을 도입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하나글로벌캠퍼스에 열린 '공급망 실사 대응 등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횡령을 한 본인 책임은 물론 관리를 제대로 못한 사람, 당국의 보고가 지연된 부분 등에 대해 법령상 허용 가능한 최고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며, "은행업·증권업의 본질과 관련한 실패에 대해서는 최대한 최고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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