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가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를 제치고 지난달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 1위에 등극했다. 이 회사가 내놓은 '크래블로그'가 큰 호응을 받은 결과다. 파격적인 환전 우대 100%에 고객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도 해외 결제 서비스 확장을 예고하고 있어 카드사간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30일 데이터뉴스가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9개 신용카드사의 해외 직불·체크카드 이용액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이용액 합계는 지난해 7월 1조2918억 원에서 올해 7월 1조8333억 원으로 41.9% 증가했다.
하나카드가 5494억 원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이용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504억 원) 대비 119.4%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트래블로그의 영향이 컸다.
트래블로그는 출시 당시 원, 달러, 엔, 유로, 파운드 등 5종의 통화 충전을 제공했다. 현재는 캐나다, 호주, 베트남, 홍콩, 태국 등 18종으로 늘어났다. 환전수수료가 없고 실시간 충전이 가능한 점과 환전한 돈을 바로 쓸 수 있는 점 등이 큰 호응을 받았다.
트래블로그는 지난 23일 가입자가 200만 명을 넘었다. 100만 명을 넘어선지 3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하나카드는 이를 기념해 환율 100% 우대기간을 올해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이와 관련, 하나카드 관계자는 "트래블로그와 관련해 하나카드가 얻는 이익이 거의 없다"며 "이는 고객에게 확실하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 3위였다. 2021년 말엔 5위(2925억 원)였다.
신한카드는 올해 7월 4492억 원을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3641억 원) 대비 23.4% 늘었다. 우리카드는 2603억 원에서 3122억 원으로 19.9% 상승했다.
KB국민카드(2066억 원→2599억 원), 농협카드(1607억 원→2032억 원) 등도 이용액이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유일하게 29억 원에서 27억 원으로 6.3%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보다 두 배 넘게 늘었지만, 이용액이 15억 원으로 가장 적었다.
한편, 하나카드의 급격한 성장세에 1위와 2위 자리를 뺏긴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도 해외 결제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외화 충전식 선불카드 '트래블페이'를 제공하는 기업인 트래블월렛과 손을 잡았다. 신한카드는 지난 17일 기업 대상 지불결제 서비스 플랫폼 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맺었고, 우리카드는 지난 23일 PLCC상품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선보였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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