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DGB금융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김태오 회장이 기대 이상의 실적으로 회사 살리기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이로 인해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실적 전망이 밝다. 하지만, 김 회장의 3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DGB금융지주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3286억 원을 기록했다.
DGB금융지주는 2021년에는 5538억 원으로 김태오 회장 체제서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338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 순이익 규모와 비슷하다. 이를 비춰볼 때 올 연말 순이익 전망이 밝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돋보이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임기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2018년 5월 취임했다. 이 당시 DGB금융은 홍역을 치르고 있었다. 전임 박인규 회장 겸 행장이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직후였다.
같은해 7월에는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그룹 임원 30명 가운데 18명을 떠나보냈다.
그해 9월에는 그룹의 주요 과제였던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로 인해 지방 금융지주 가운데 최초로 은행·보험·증권 계열사를 보유하게 됐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2018년 4029억 원에서 2019년 3165억 원으로 줄은 이후 2021년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구원투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이미 2021년 3월 한 차례 연임한 김 회장의 3연임은 불투명하다.
지난 7월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만큼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DGB금융지주의 내부 규범에 따르면, 만 67세가 넘으면 회장 자격을 잃는다. 1954년생인 김 회장은 만 68세다.
재연임을 위해선 이를 수정해야 하는데,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 후 김 회장의 연임에 대해 “이미 회추위가 시작된 상황에서 축구 시작 후 룰(규칙)을 바꾸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김 회장 후임 인선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이달 중순부터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주관 하에 헤드헌팅사 선정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김 회장은 경상북도 칠곡군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보람은행(1991년), 하나은행 대구경북지역장(2002년), 하나은행 영남사업본부 대표 부행장(2009년), 하나생명 대표(2012년), 하나생명 고문(2014년), DGB금융 회장(2018년)을 역임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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