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임종룡 회장 체제 첫 해 뚜렷한 경영성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대신 새로운 목표 제시와 실현방안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임 회장은 취임 2년 차인 2024년, 목표 달성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은 최근 우리금융 직원들에게 자필 손편지를 보낸 것이 알려졌다.
그는 편지에서 "모든 게 좋을 수 없듯 실적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있다"며 올해 성과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우리금융 회장에 올랐다. 1959년생으로, 전라남도 보성 출신이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행정고시(24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1999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 시절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한일은행의 통합작업 실무를 지휘했다. 이후 NH농협금융지주 회장(2013년)과 금융위원장(2015년)을 역임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 경쟁이 치열했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승리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큰 성과를 냈다.
이 같은 성과는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수인 우리금융 수장에 임 회장이 적임자라는 판단과 기대로 이어졌다.
임 회장은 취임과 함께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규모를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수합병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했지만 지난달 21일 인수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냈다. 양 측이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이 인수 추진 중단의 불발의 주 요인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올해 하반기에 기자간담회 등 대외 행사를 잇따라 열고 중장기 목표와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9월에는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4년 뒤인 2027년까지 대출자산 중 기업대출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고, 은행권 기업금융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업금융 강화는 임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어젠다의 하나다.
우리은행의 12월 말 기업대출 잔액 목표치는 170조 원이다. 지난 9월 말 잔액은 168조 원이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기업 대출을 위해 직원들이 연말까지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에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 순이익 비중 2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1~3분기는 15% 수준이다.
지난 20일에는 10년간 300억 원을 들여 굿윌스토어 100개 건립 등 장기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이 이끈 지난 1년간 기반 다지기와 다방면의 목표 수립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내년부터는 잇따라 발표한 중장기 계획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신뢰 회복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기업문화 혁신, 기업금융 명가 부활, 상생금융 실천 등 어렵지만 해야만 했던 변화의 첫 발걸음을 시작한 한 해였다"며, "제가 앞장설 테니 여러분들이 함께 힘을 더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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