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업계가 규모를 키우고 있다. 루닛은 압도적인 증가율로 매출 선두를 유지했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5개 주요 의료 AI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468억7600만 원으로, 전년(328억2600만 원) 대비 42.8% 증가했다.
루닛이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매출 1위 자리를 굳혔다. 이 기업의 매출은 2022년 138억6500만 원에서 지난해 250억8000만 원으로 80.9% 증가했다.
해외 매출 급증과 함께 B2B 및 B2G 시장 집중 공략, ‘루닛 스코프’ 관련 신규 매출 덕분이다. 이 기업의 해외 매출은 2022년 110억200만 원에서 지난해 212억920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루닛은 암 진단을 위한 흉부 엑스레이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과 유방촬영술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도입한 의료기관이 전 세계 3000곳을 돌파했다.
또 글로벌 제약사 20여 곳과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개발을 진행한 결과, 지난해 3분기 루닛 스코프 사용에 따른 첫 연구용 매출이 발생했다.
루닛은 또 오는 5월 뉴질랜드 유방암 AI 플랫폼 기업 볼파라 인수를 완료하면 세일즈 부서 및 판매 품목을 통합하고 내년에 미국 시장 직접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루닛 관계자는 “전 세계 면역항암제 시장이 2022년 85조 원 규모에서 2026년 145조 원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루닛 인사이트 외에도 루닛 스코프 제품군이 향후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뷰노도 2022년 82억7400만 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132억7500만 원으로 60.4% 늘렸다.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의 빠른 성장 덕분이다. 딥카스는 일회성 매출이 아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매출 구조를 구축했다.
지난해 예후·예측 솔루션 제품군 매출은 95억 원을 기록, 전사 매출의 71%를 차지했다.
반면, 제이엘케이의 매출은 2022년 314억1500만 원에서 지난해 24억8800만 원으로 27.1% 줄었고, 같은 기간 딥노이드는 31억8100만 원에서 19억3300만 원으로 39.2% 감소했다.
이번 조사 결과, 5개 주요 의료 AI 기업 모두 큰 규모의 영업이익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기업의 영업손실 합계는 2022년 909억6400만 원에 이어 2023년 834억20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 합계가 75억4400만 원 줄었지만, 여전히 매출 합계보다 365억 원 이상 많은 규모다.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큰 루닛은 지난해 적자폭을 84억3400만 원 줄였고, 제이엘케이도 14억3400만 원 감소했다. 반면, 뷰노, 코어라인소프트, 딥노이드는 영업손실이 늘어났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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