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르나, 페이팔·스트라이프에 이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FT, “기존의 SWIFT망 배제해 수수료 크게 낮추려…인터넷은행으로 변신 시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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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매 후결제(BNPL)’업계의 글로벌 선두주자인 스웨덴의 클라르나(Klarna)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클라르나는 소비자에게 단기 무이자 대출만 제공하는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디지털 은행으로 거듭나려 준비중이다. 이 업체는 BNPL만 제공하는 기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11월 출시했다.

이를 계기로 클라르나는, “디지털 토큰이 국경 간 결제를 재편할 것”에 베팅하는 최신 핀테크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내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이 업체는, 결제 기업인 스트라이프(Stripe)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의 ‘클라르나유에스디(KlarnaUSD)’를 최근 내놨다. 이 디지털 토큰을 국제 결제에 사용할 것이라고 이 업체는 밝혔다.

클라르나의 스테이블코인 진출은, 페이팔(PayPal)이나 스트라이프 같은 결제 기업들의 유사한 발표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런던 증시에 상장된 핀테크 기업 와이즈(Wise)와 영국의 디지털 은행 레볼루트(Revolut) 또한 유사한 이니셔티브를 작업 중이라고 정통한 소식통들은 전했다. 적자를 기록 중인 클라르나의 주가는 지난 9월 뉴욕 상장 이후 30% 이상 하락했다.

디지털 은행과 가상화폐 기업 간의 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가상화폐 스타트업들이 미국의 관대한 규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은행 인가 신청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함께, 더 많은 인터넷전문은행들(neobanks)이 가상화폐 및 스테이블코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
 
FT에 따르면, 클라르나는 KlarnaUSD가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KlarnaUSD는 국제 은행 간 통신 협회(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네트워크와 같은 중개 기관을 거치지 않음으로써 “클라르나가 전 세계적으로 거액의 자금을 이동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계획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FT에 전했다. 이번 출시가, 초기에는 클라르나의 내부 결제 인프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에는 “가맹점 및 소비자 결제용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적으로, 단기 증권이나 현금성 자산에 의해 뒷받침되는 민간 발행 디지털 화폐의 한 형태. 압도적으로 미국 달러와 연동돼 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9월 기준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는 약 2800억 달러(약 410조 3960억 원)였다. 연초 2000억 달러(약 293조 1800억 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니어스 법(Genius Act)’에 서명해 이 신생 가상화폐 산업을 위한 법적 기틀을 마련한 이후, 미국의 일부 대형 은행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클라르나의 가상화폐 상품 출시는 과거 이 기술에 반대했던 거침없는 성격의 최고경영자(CEO) 세바스찬 시미아트코프스키의 입장 선회를 의미한다. 이 스웨덴 창업자는 올해 초 마음을 바꿔, 회사가 가상화폐를 수용하는 “세계의 마지막 대형 핀테크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클라르나는 향후 몇 주 안에 더 많은 가상화폐 파트너십을 발표할 것이라고 FT는 밝혔다.

권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