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다운 리더만 있으면 대한민국은 희망적..." 이명박 전 서울시장, 12일 영남대 특강

  • 카카오공유 
  • 메타공유 
  • X공유 
  • 네이버밴드 공유 
기사아이콘

주선영

jasmin@datanews.co.kr | 2006.10.12 00:00:00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21세기는 사람이 큰 자원인 시대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희망이 있습니다. 우수한 국민, 우수한 기업, 우수한 노동력을 갖춘 우리나라에 딱 하나 부족한 것은 리더입니다. 희생적이고 미래지향적이고 화합적인 리더만 있으면 우리나라도 희망이 있습니다. 대학생 여러분들이 바로 그런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12일 오후 2시 50분, 영남대 상경관 대형강의실을 5백여 명의 학생들이 가득 메운 가운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꿈과 희망을 가진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학생활 중 리더가 될 소양을 쌓으라고 강조했다.

영남대 상경대학 전공과목인 '21세기 지식특강' 연사로 초청된 이 전 시장의 이날 강연 제목은 '세계 일류를 향한 젊은이의 꿈과 도전'. 각종 여론조사에서의 인기를 반영하듯 강의실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학생들이 가득 찼고, 이 전 시장이 양복저고리를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강단에 서자 "넥타이 예뻐요!"라는 여학생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자신이 고향이 포항이고 어린시절에는 대구에 와서 공부하는 것이 꿈이었던 만큼 강연보다는 대화를 한다는 기분으로 왔다며 서두를 꺼낸 이 전 시장은 요즘 대한민국에서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모든 세대가 기죽어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 이 땅에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전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울시 공무원 500명 뽑는데 16만 명이나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의 젊은이들이 용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사회가 발전하려면 도전정신이 있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은 결코 녹녹하지 않았던 자신의 인생역정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가난한 집안의 6형제 중 막내로 태어나 중학교에서 학업을 마칠 뻔했던 자신이 야간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해 3년간 수석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졸업 후 무작정 상경한 뒤 달동네 판자촌을 전전하면서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좌절했던 시절 '월급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하려는 꿈을 위해 대학진학을 결심했고 결국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던 일, 서울 외곽의 재래시장에서 4년 동안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면서 대학공부를 마친 뒤, 종업원 98명 규모의 당시로서는 보잘 것 없었던 현대건설에 첫 신입사원으로 들어가 35세에 CEO가 되고 종업원 16만8천명 규모의 현대건설로 키운 일 등을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풀어놓은 이 전 시장은 도전정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안 될 줄 알면서도 도전해서 실패한 사람과 도전해보지도 않은 사람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한 이 전 시장은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실패를 통해서 우리는 경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는 지금 잠시 실패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곧 성공이 되어 돌아오곤 한다. 일을 따라 갈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1세기는 스피드 경쟁시대라 일본식 신중한 경영보다 한국식 경영이 더 경쟁력 있다. 주먹구구식으로 해도 디지털시대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과거의 결점이 이제 장점이 된 만큼 한국은 희망이 있다"면서 "이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 시간여 동안의 열변을 마친 이 전 시장에게 영남대 학생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북핵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응에 대한 의견을 묻는 권준혁(국제통상학부 3년, 24) 씨의 질문에 이 전 시장은 "국가간 경쟁은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것인데, 국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핵을 개발한 북한의 행동은 이율배반적이고 인권차원에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북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들을 살리고 나아가 한국을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의 확고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21세기에는 친미, 반미가 없다.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느냐가 문제일 뿐"이라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공조와 한미공조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대구경북의 비전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는 "지역이 발전하려면 생산과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소득 3~4만 불 시대를 위해 지역 중심의 광역경제권이 만들어져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