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묵은 인연인데, 몸이 떠났다고 마음까지 떠날 수야 있나요. 그동안 받기만 하다가 이제야 조금이나마 도울 기회가 생겨 너무 기쁠 따름입니다."
지난 8월 정년퇴임으로 대학 강단을 떠났던 한 원로교수가 최근 자신의 모교이자 평생의 일터였던 대학을 위해 수천만 원을 기탁해 화제다.
변함없는 모교사랑의 주인공은 김대웅(金大雄, 65) 영남대 명예교수.
영남대 토목공학과 출신으로 모교에서 27년 동안 교수로 재직한 '1세대 교통전문가' 김 교수는 21일 오후 영남대 총장실을 찾아 '60주년기념관' 건립기금으로 써달라며 3천만 원을 쾌척했다.
이 자리에서 김 교수는 "46년 전 토목공학과에 입학하면서 영남대와 인연을 맺었으니 인생에서 3분의 2 이상을 영남대와 함께 했고, 그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은혜에 비하면 약소하지만, 내년에 개교60주년을 맞아 추진하는 '60주년기념관' 건립사업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동기(禹東琪, 54) 영남대 총장은 "퇴임 이후에도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모교와 제자들을 지켜보고 계신 여러 선생님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개교60주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영남대를 수년 내에 반드시 글로벌 명문대학의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명실상부한 국내 교통전문가 1세대다. 1960년 영남대 토목공학과에 입학해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김 교수는 오사카(大阪)대학에서 도시교통계획 전공으로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도시교통계획 관련전공 박사학위소지자는 김 교수를 포함해 단 두 명. 이러한 국내 학계의 현실 속에서 김 교수는 지금까지 대구·경북 교통정책위원,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 도시계획위원,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 국토정책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그야말로 우리나라 도시교통의 크고 작은 밑그림을 그려온 장본인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1979년부터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60여 편의 논문과 11권의 저서를 발표하고 석·박사 80여명을 배출하는 등 연구와 교육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업적을 쌓았다. 정년퇴임 이후에도 대한교통학회 고문, 대한토목학회 이사 등 왕성한 학회활동을 펼치 국내 도시공학계 원로로서 후학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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