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예비 경선에서 송영길 후보가 탈락했다. 이 날은 추미애, 이종걸, 김상곤, 송영길 후보 4명 중 본선에 오를 3명의 후보를 결정했다. 예비 경선 과정에서 추미애 후보와 함께 ‘2강(強)'’으로 예측됐던 송영길 후보였기에 송 의원의 ‘컷오프’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송영길 의원이 더민주 당 대표 예비 경선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고 예측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송 의원은 ‘86그룹’이라는 점, 또 호남 출신이라는 점, 예비 경선 과정에서 주류와 비주류의 표심을 동시에 공략해왔다는 점에서 무난히 본선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측됐다.
하지만 이같이 ‘광범위'하게 뻗어나간 송영길 의원의 정체성은 어느 쪽에서도 확실한 지지층을 쌓지 못했다. 오히려 정체성이 모호해져 1인 1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예비 경선에서 고정표를 확보하지 못해 탈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민주는 1980년대 학번과 1960년대 출신의 운동권 출신 인맥들인 ‘86그룹'이 4·13 총선을 기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상호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박완주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로, 기동민 의원이 원내대변인으로 임명되는 등 운동권 출신 ‘86그룹’이 더민주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송 의원은 대표적인 ‘86그룹'의 일원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1984년도에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출신으로 6월 민주항쟁이 있었던 1987년 당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회장이었다.
송 의원은 더민주 ‘86그룹' 의원들과 광범위하게 이어져 있다. 우상호, 우원식, 조정식 의원과 연세대 동문으로 이어져 있으며 더민주 박홍근 의원과도 전남 고흥 출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부의장과 동우회 회장 출신인 송 의원은 전대협 간부 출신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와 연결돼 있어 당내 강세를 보이는 ‘86그룹’의 표심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됐다.
하지만 당 내에는 같은 ‘86그룹' 출신인 우상호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까지 ‘86그룹’ 출신이 되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당내 비주류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더민주에 영입될 당시 ‘86그룹' 등 운동권 문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86그룹', 연세대학교 동문, 전남 고흥 출생 등 폭넓은 인맥을 구성하고 있던 송영길 의원. 하지만 이 점이 송영길 의원에게 확실한 고정표가 부족하게 돼 결정적인 패인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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