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 = 유성용 기자] 통합 삼성물산이 1일 출범 1주년을 맞았으나, 사업부문별 실적면에서 출범 당시 제시했던 비전과는 다소 거리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모두 뒷걸음질 쳤다. 회사측은 지난 1년간 부실을 털어내고 성장 밑거름을 다졌다고 평가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 13조5378억 원의 매출과 2580억 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66억 원에서 적자전환 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를 뚫고 제일모직과 합병에 성공하며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부상, 출범과 동시에 ‘2020년 매출 60조 원과 영업이익 4조 원 달성’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17.08%로 최대주주이며 이건희 회장(2.8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각각 5.47% 지분을 보유했다.
상반기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건설과 상사는 부진했고 패션, 리조트, 식자재 등은 선전했다.
건설부문은 매출이 6조1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5% 줄었고 영업이익도 –2961억 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상사부문 역시 매출이 9.1% 줄었고 영업이익은 45.1%나 감소했다.
패션과 리조트, 식자재부문은 매출이 최대 61.7% 늘어나는 등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하거나 적자규모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물산 수익성 극대화의 열쇠인 바이오 부문은 상반기 매출이 1362억 원, 영업이익 –390억 원으로 아직 갈 길이 먼 상태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은 바이오부문 매출을 2020년 1조8000억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상반기 실적만 놓고 봤을 때 올해 매출 30조 원 달성도 여의치 않아 보이는 상황이라 삼성물산이 비전을 제시한 대로 4년 뒤 60조 원 매출을 내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조차도 2009년부터 이어진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 성장 속에서도 2008년 120조 매출이 8년이 되도록 2배 이상으로 늘어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은 건설과 상사부문의 업황이 안 좋다 보니 부진한 것”이라며 “출범 1년간 경영 초점은 실적 증대가 아닌 통합 후 사업부문의 효율화 작업 등 체질개선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실을 털어내 추후 성장 발목을 잡지 않게끔 사전작업을 벌였다고 봐달라”며 “내년부터는 사업부문별로 향후 성장 계획 실천에 본격 나서고 바이오도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 비전 달성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물산은 종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연내 상장시켜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미 지난 8월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마쳤으며 연내 상장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제3공장을 완공하면 세계 1위의 바이오시밀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실적이 부진한 건설부문은 올해만 3차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내부적으로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리조트부문 조직도 통합했다. 지난 7월에는 실적이 부진한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와 여성 잡화 브랜드 라베노바 사업을 내년 2월 이후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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