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기자]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인수 후보들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한화생명을 비롯해 교보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등도 지분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이다. 또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과 사모펀드인 칼라일(미국), 어피너티 베어링PEA(이상 홍콩계), MBK파트너스 등도 관심을 갖고 입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우리은행 지분 분할매각에 대한 투자 의향을 밝힌 한화생명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성공할 경우,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사업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등 다양한 사업 확장을 통한 수익 확대가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 컨소시엄에 우리은행과 함께 참여하고 있는 한화생명은 동맹 관계 강화를 통해 강력한 인프라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한화생명은 입찰 마감일 하루 전인 22일, 이사회를 열고 투자 안건을 통과시킬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4년에 시행된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전'에서 중도 포기를 선언한 전력이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2014년 입찰 포기 당시 "은행 인수의 꿈을 접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을 만큼 은행 인수에 대한 열의가 높은 인사로 손꼽힌다. 그 때문에 교보생명이 금번 우리은행 지분 분할매각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태다.
교보생명은 지난 5월 ING생명 인수·합병(M&A)을 위한 예비 입찰에서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해 탈락하는 등 인수 의사를 내비쳤다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 업계에선 이번 우리은행 인수전에 교보생명이 실제로 참여하는지, 인수를 성공으로 이끌어 내는지가 '우리은행 민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2012년에도 우리금융지주(현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한 바 있는 한국투자금융은 내년 초 출범 예정인 인터넷은행 '한국카카오뱅크'의 지분 54%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은행 지주사로의 전환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상태다. 한국투자금융은 사업 영역의 다각화를 위한 일환으로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졌던 포스코와 KT는 불참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한편 이번 '제5차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은 국내 4곳과 해외 2곳 등 '4+2' 과점주주 체제의 우리은행 지배구조를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24일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51.06% 가운데 30%를 과점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공표했다. 과점주주 방식이란 투자자 1곳당 4~8%씩 쪼개 파는 방식으로, 각각의 과점주주들은 사외이사 1명을 추천할 수 있어 은행장 선임 등의 우리은행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정부는 지분 30%를 매각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가 여전히 21%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란 점을 감안해 '4+2 과점주주' 체재가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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