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처분되는 갤노트7, 벼랑 끝에 선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스마트폰 조급증 해결, 고객 신뢰회복 등 유종의미 기대

  • 카카오공유 
  • 메타공유 
  • X공유 
  • 네이버밴드 공유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사진=연합뉴스

[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갤럭시노트7이 폐기처분 되면서,이재용 부회장의 첫 세대교체 인사카드였던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 사장은 지난 연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2의 도약을 기대하며 신종균 사장의 뒤를 이어 사업부장 자리를 꿰찼다. 고 사장은 올 초 갤럭시S7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8월 뉴욕에서 자신의 첫 작품이나 다름없는 갤럭시노트7를 공개하며 화려한 즉위식을 가졌다.

당시 삼성 내에선 고 사장이 호평 속에 출시된 갤노트7으로 입지를 탄탄히 구축할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54일 만에 배터리 결함으로 단종을 결정하며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재계에선 벌써부터 노트7 단종과 관련한 문책성 인사가 어떤 형태로든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을 쏟아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측근 인물로 꼽히는 고 사장이지만 노트7의 책임자로서 피해갈 수 없다.

고 사장도 지난달 갤럭시노트7 리콜 기자회견장에서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은 수습이 최우선인 상황으로 인사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고 사장으로선 책임이란 명목 하에 쉽사리 물러나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부회장의 삼성 세대교체를 위한 첫 인사카드였던 고 사장이 자진 사퇴 등 맥없이 물러날 경우 등기이사 등재를 앞둔 오너의 행보에도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오는 27일 등기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한 임시주총을 앞두고 있다. 등기이사 선임 후 이 부회장은 연말 대규모 인사개편을 진행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유종의 미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고 사장은 지난 11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배터리 결함 원인의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떨어진 브랜드와 소비자 신뢰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발등의 불만 꺼서는 이 부회장의 세대교체 카드 선봉장으로 꼽힌 고 사장의 면이 서지는 않는다. 이참에 고질적으로 지적되어 온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조급증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브랜드 일원화 등 삼성 스마트폰 전략의 수정도 필요한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

신종균 사장(IM부문 대표)과 고 사장은 지난 12일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수원사업장에서 대책마련에 고심했다.

삼성 안팎에선 노트7 폭발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조급증에서 찾고 있다. 이승우 IBK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최대 강점은 스피드지만 협력사들의 기초체력과 스피드를 고려하지 않고 독주한 것”이라고 문제의 원인을 꼽았다.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도 현실적인 개발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빨리, 최고의 기능을, 최대한 많은 용량으로 탑재하라’는 무리한 요구가 있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기술의 총집합체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으로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를 양 축으로 삼고 시리즈별로 매년 1번 이상씩 꼬박꼬박 신제품을 출시해왔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혁신 기술을 넣으면서도 경쟁사를 의식하다보니 조급증을 키운 셈이다.

실제 갤럭시노트7 출시일도 아이폰7을 의식해 예년에 비해 열흘 정도 앞당겨 잡았다. 이렇다보니 외신들은 노트7 배터리 폭발이 홍채인식 등 혁신기술을 무리하게 적용한 부작용이란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최대 경쟁사인 애플은 2년에 1번꼴로 신제품을 출시해왔다.

한편 고 사장은 1961년 서울 출생으로 경성고, 성균관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삼성전자 개발관리과로 입사한 뒤 무선사업부에서 해외상품기획그룹장, 개발관리팀장, 기술전략팀장 등을 역임하며 갤럭시 성공신화를 이끈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고 사장이 노트7 사태를 잘 해결하고 차기작(갤럭시S8)으로 삼성 스마트폰 사업을 다시 본 궤도에 올리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