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48기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번 등기이사 선임은 그간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의 공백을 메워 온 이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자신만의 ‘뉴삼성’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정기 주총이 아닌 임시주총을 열어 긴급 경영현안을 의결한 것은 지난 1988년 7월 삼성전자와 삼성반도체통신의 합병을 의결했던 임시주총 이후 무려 28년 만의 일이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은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많은 주주가 동의 의사를 밝혀 원안대로 통과시키도록 하겠다”며 “반대가 없다면 박수로써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권 부회장은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하면 대외협력을 강화하고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M&A와 신규사업에 나서는 등 주주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 외국인 기관투자자 등 주주들의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찬성 의견을 권고했으며 지분 8.69%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투자위원회를 열어 찬성 의견을 냈다.
삼성전자 측에 회사분할과 특별배당 등을 요구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도 주총에서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권 부회장은 안건 심의에 앞서 “이사회는 급변하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 입사 이후 25년 만에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지난 2008년 4월 이 회장이 퇴진한 이후 8년6개월 만에 삼성 오너일가가 삼성전자 등기이사를 맡게 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경영전략담당 상무,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부사장·사장을 거쳐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04년~2008년에는 삼성과 소니의 합작법인 S-LCD 등기이사를 맡았다.
현재는 삼성전자 부회장 외에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이탈리아 자동차그룹 피아트 지주사인 엑소르(EXOR) S.p.A 사외이사 등의 직함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이 부회장과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CE부문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IM부문장) 등 4명으로 사내이사진을 새롭게 구성했다.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사내 이사직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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