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국내 금융관련 협회 고위직(전무) 자리가 잇따라 관출신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 직접적으로 관피아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협회장직을 피해 고위임원직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금융관련 협회들은 오랜 기간 공석으로 남아있던 전무 자리에 관료 출신 인사들을 앞다퉈 선임했다. 협회장을 모두 민간 출신 인사로 물갈이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관련 협회는 지난 2014년 9월 세월호 사고 이후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을 잠식시키고자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전무 자리를 신설했다. 전무직은 사실상 협회 2인자 자리다. 그러나 관피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민간경력 출신 인사를 배치하겠다던 금융 협회들은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해당 전무직을 오랜 기간 공석으로 비워뒀다.
지난 1일 서경환 전 금융감독원 국장을 전무로 선임한 손해보험협회의 경우 20개월 동안 공석 상태였던 전무 자리에 관료 출신 인사를 선임하면서 본래의 의미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송재근 전무 역시 17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2인자’ 자리에 안착한 금융위원회 출신 인사다. 당시 생명보험협회 노조가 부당한 외압과 낙하산 인사 선임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송 전무는 지난 8월 생보협회 전무로 취임했다.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 전무들 역시 금감원·금융위 등 관료 출신 인사다.
은행엽합회는 지난해 11월 이후 1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전무 자리에 홍재문 전 한국자금중개 부사장을 선임했다. 홍 전무는 행시 제23회에 합격자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오가며 업무를 수행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엔 대통령실 비상경제상황실 행정관을, 2010년엔 외교부 주OECD대표부 공사참사관으로 활약했던 만큼 타 관료 출신 전무들보다 넓은 인프라를 구축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 금융위에서 퇴임한 홍 전무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취업심사에서 10월 취업 가능 통보를 받기 전까지 한국자금중개 부사장을 역임하다가 지난달 20일 은행연합회 전무로 선임됐다.
정이영 저축은행중앙회 전무 역시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다.
한편 앞서 언급한 손해보험협회(회장 장남식), 생명보험협회(회장 이수창), 은행연합회(회장 하영구), 저축은행중앙회(회장 이순우)는 물론 여신금융협회(회장 김덕수), 금융투자협회(회장 황영기),신용정보협회(회장 김희태)까지 국내 주요 금융협회 7곳의 협회장들은 모두 민간 금융사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
si-yeon@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