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LG그룹에서 1등 DNA를 달성한 사실상 유일한 계열사 LG디스플레이(부회장 한상범)가 올해 들어 경쟁업체 삼성디스플레이(사장 박동건)에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밀려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 누적 LG디스플레이의 매출은 18조5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매출은 줄었지만 감소폭은 7.1%로 작았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은 지난 2014년, 2015년 삼성디스플레이를 앞서며 점유율 1위 업체다운 모습을 보였으나 올 들어 톱 자리를 내줬다. 특히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삼성디스플레이와 매출 격차는 690억 원에서 8900억 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영업이익도 2014년에는 LG디스플레이가 더 많았지만,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에 뒤집혔고 올해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삼성의 70%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40%대로 차이가 커졌다. LG디스플레이가 1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빛이 바랜 셈이다.
영업이익률도 2014년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는 대체적으로 8~9%선을 기록한데 반해 LG디스플레이는 4~5%선에 그쳤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판매단가와 수익성이 높은 OLED 패널사업 비중이 40% 수준으로 LG디스플레이보다 높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10% 수준으로 낮다. OLED에 대한 LG디스플레이의 투자가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현재 아이폰에 LCD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8이 OLED로 전환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권을 뺏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90%다.
한상범 부회장은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OLED 투자와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힘줘 말하고 있다.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가 LCD를 대체하고 플래그십 시장은 플렉시블 OLED가 차지하는 구도로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연구개발비는 1조1000억 원~1조2000억 원 정도로 삼성디스플레이(1조7000억 원~1조8000억 원대)보다 적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LG디스플레이는 4%대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6%대로 더 높다.
올해 LG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에 집중하며 4조5000억 원의 시설 투자를 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투자규모가 11조 원 가량으로 두 배 이상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는 1,2분기 판가하락, 공급과잉 이슈로 누적 실적이 좋지 못하다”며 “OLED 판매량이 점차 늘고 수율도 높아져 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구본무 회장이 강조한 중국시장에서도 올 상반기 부진했다. 중국 지역 매출은 8조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원 줄었다. 중국은 구 회장이 지난 2014년 광저우 공장 준공식에 참여하고, 포스트 시진핑 시대를 이끌 유력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후춘화 광둥성 서기 등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정도로 중요시 했던 시장이다.
사실 LG디스플레이의 부진에는 업황 요인 외에 LG전자의 G4, G5 등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잇따른 흥행 실패 영향도 적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부진 속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요로 재미 본 것과 대조 된다.
LG디스플레이의 LG전자 의존도는 30% 수준이고, 삼성디스플레이는 54%(1분기 기준)로 크게 높다. 다만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 여파가 4분이 이후 반영될 경우 LG디스플레이가 다시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 규모를 추월할 여지는 있다.
한편 지난해 기준 LG그룹 상장사 중 업종별 매출 1위를 기록한 곳은 2곳 정도인데 LG생활건강(부회장 차석용)은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보다 영위 업종이 많아 사실상 1등 DNA를 실현 시킨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했다.
s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