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기영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방만경영으로 만신창이가 된 포스코 사령탑을 맡아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연임에 청신호를 울리는 듯 했으나, ‘최순실 게이트’가 터져 나오며 연임을 얘기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당장 다음 달까지 연임 의사를 밝혀야하는 권 회장에게는 치명적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언급된 것은 포스코가 매각한 자회사 ‘포레카’를 최순실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가 강탈하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부터다. 차 씨가 포스코로부터 포레카의 지분을 매입한 기업에게 지분 80%를 넘기라고 겁박하는 과정에서 포스코 최고 결정권자(권 회장)를 통해 포스코에서 주던 일감을 주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다.
해당 기업은 차 씨의 요구를 거절했고 곧 포스코로부터 일감이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이 조사중이며, 이와 관련해 차 씨와 포스코 임원이 검찰에 출석했다.
또, 포스코가 최순실 씨 소유 재단에 49억원을 기부한 사실도 큰 악재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기부금으로 490억원을 썼다. 이는 전기 기부금 5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인데, 이 490억원 중 49억원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30억원과 19억원씩 흘러 들어갔다.
해당 기부금이 반영된 지난해 포스코는 926억원의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으며, 636명(3.8%) 을 감원했다. 49억원은 2015년 기준으로 포스코 직원 60여명분의 평균 연봉에 해당한다. 포스코의 정규직 기준 직원수는 지난 2013년 1만7100명에서 14년 1만6950명, 15년 1만6320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1만6470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포스코는 지난 2013년 1조35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가 권 회장 취임해인 2014년 5567억원으로 급감했고 2015년에는 -967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성공적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며, 권 회장의 연임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으며, 권 회장은 연임가도에 치명상을 입게됐다. 벌써부터 역대 포스코 회장들처럼 또 한번 불명예 퇴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5대 유상부 전 회장은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됐고, 6대 이구택 회장은 세무조사 무마 청탁, 7대이자 전임인 정준양 회장은 비리·비자금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권 회장이 이번 최순실 게이트로 연임 동력을 잃은 만큼 다음달 연임 여부 결정과 차기 회장 후보자 선정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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