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기영 기자] 기아자동차의 성장세가 돋보이고 있다. 주춤거리는 현대차와 직접 비교되면서 더 그렇다. 이원희·윤갑한 대표가 사령탑을 맡고 있는 현대차에 바짝 따라 붙은 이형근·박한우 기아차 대표의 쾌속 진격이 어디까지 갈지 주목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58만6481대로 기아차의 48만5400대보다 약 10만대 가량 많다. 하지만 증감률로 보면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반면 기아차는 2.4% 늘어났다.
이어 새로 출시한 현대차의 그랜저와 기아차의 K7이 하루 차이로 판매를 개시해 중형차 시장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 윤갑한 사장, 이원희 사장 3인이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기아차는 이형근 부회장과 박한우 사장이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직적 문화가 강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실적이 좋을 때 ‘눈치를 본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1월 김충호 전 대표가 사임하고 3월 이원희 현대차 각자대표이사가 선임되면 상대적으로 연륜과 경력이 많은 박한우·이형근 각자대표이사가 오히려 '형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원희 사장과 윤갑한 사장은 각각 1960년생, 1958년생으로 1984년 현대차 입사동기다.
반면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1958년 생으로 1982년 현대자동차서비스에 입사했고,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1977년도에 현대차에 입사했다.
경력으로 보면 이원희 현대차 대표와 박한우 기아차 대표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재무통’ 출신이다.
반면 윤갑한 현대차 대표은 생산 담당으로 노사관계를 중심으로 맡고 있고, 이형근 기아차 대표는 해외영업전문가로 꼽힌다.
두 회사의 실적으로 비교해보면, 해외 수출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올해 1~11월 현대차가 지난해 대비 14.5% 줄어든 89만4627대를 수출했고 기아차도 동기 대비 16.3% 하락한 87만6254대를 기록했다.
공시된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으로는 기아차의 성장률은 현대차를 훌쩍 뛰어넘는다.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매출액 69조1110억원으로 2.9% 증가한 반면 기아차는 39조 7982억원으로 8.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현대차는 4조172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8% 감소한 반면 기아차는 1조9239억원으로 4.9% 증가했다.
노사관계 역시 기아차의 판정승이다. 기아차는 노조 파업으로 올해 1조9000억원(9만여대)에 달하는 생산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대차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3조원(13만여대) 수준의 생산차질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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