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LG그룹 연말 인사에서 유임된 CEO들의 처지가 엇갈리고 있다. 탄탄대로 위를 걷는 이가 있는 반면, 가시방석 위에서 절치부심해야 하는 CEO도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송치호 LG상사 사장은 견조한 실적으로 입지가 탄탄해진 반면,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박종석 LG이노텍 사장, 오장수 LG하우시스 사장은 1위와 격차가 더 벌어지며 가시방석에 앉게 됐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본업인 화학 부문은 2위 업체에 추격당한 한편, 2차전지는 삼성을 쫓으며 간신히 체면을 지켰다.
지난 1일 연말 인사에서 LG그룹 상장사 CEO는 대부분 유임(연임 포함) 됐다. 하지만 이들 CEO가 올해 받은 성적표로 인사 후 처지는 극명히 엇갈리는 모양새다.
우선 차석용 부회장이 이끄는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9%, 31% 증가했다. 영입이익 증가폭은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14.8%)을 크게 앞섰다.
권영수 부회장도 치열한 이동통신 시장경쟁 속에서 올해 견조한 실적을 냈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사장 장동현)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익 증가율이 -0.1%, -5.5%를 기록한데반해 LG유플러스는 5%, 8.3% 늘었다. 이통3사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21.4%에서 22%로 높아졌고, 영업이익 역시 18.2%에서 18.7%로 올랐다.
송치호 사장은 업계 1~2위인 SK네트웍스(사장 문종훈), 포스코대우(사장 김영상)가 올해 수익성이 -25.8%, -13.7%로 곤두박질쳤지만, LG상사는 810억 원에서 1225억 원으로 51.2% 증가했다. 영업이익 규모도 SK네트웍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송 사장은 올해 연말 인사에서 승진했다. 대표이사로서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는 송 사장이 유일하다.
이에 반해 한상범 부회장이 이끄는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폭이 삼성디스플레이(부회장 권오현)보다 크게 나타나며 격차가 벌어졌다. 전년 동기 700억 원 수준이던 매출 격차는 9000억 원으로 벌어졌다. 영업이익은 삼성디스플레이가 55% 감소했지만 LG디스플레이는 74%나 줄었다.
박종석 사장의 LG이노텍도 마찬가지로 매출 증가율이 -18.6%로, 업계 1위 삼성전기(사장 이윤태)보다 7배가량 컸다. 삼성전기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700억 원의 이익을 냈지만, LG이노텍은 130억 원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오장수 LG하우시스 사장 또한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1위 KCC(사장 정몽익)과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1200억 원이던 영업이익 격차는 올 들어 1600억 원으로 벌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CEO들의 임기가 1~2년 남은 만큼 올해 인사 방향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해 이뤄졌다”며 “그런 만큼 올해 받은 성적표와 내년 성과가 아우러져 2017년도 인사에서는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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