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기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품질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5년간 3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품질 문제로 지출했다. 이는 판매차량 1대당 34만원 수준으로, 업계 평균 대비 13% 가량 높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제품보증충당부채로 총 3조1900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4사가 지출한 제품보증충당부채 3조7192억원의 85%에 달하는 수준이다.
제품보증충당부채란 판매 당시 보증기간동안 발생한 무상 수리나 리콜에 의한 사후관리 비용이다.
현대차의 같은 기간 자동차 판매량은 936만3223대로 완성차 5사 중 가장 많지만 4사 판매량 합계와 비교하면 70% 수준이다.
국내 완성차 5사 전체를 살펴보면 이 기간 업계는 차량 2270만3940를 판매하고 6조8171억원의 사후관리 비용을 지출했다. 차량 한 대당 30만260원의 비용이 든 셈이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대당 34만694원의 사후관리 비용이 발생해 업계 대비 13% 가량이 높았다.
현대차의 사후관리비는 지난 2011년 4781억원에서 2014년 최고 7754억원까지 증가했고 올해 3분기 기준 7000억원 수준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품질경영'을 강조한 것도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이같은 사후관리비의 증가세는 현대차의 안전결함에 의한 리콜량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안전결함 문제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업계에서 가장 많은 123만9039대를 리콜했다.
계열사인 기아차는 같은 기간 811만8850대를 판매하고 제품보증비로 2조3990억원을 지출해 판매차량당 29만원의 사후관리비가 발생했으며 기술결함 리콜 대상 차량은 현대차의 17% 수준인 21만725대다.
특이한 점은 현대차의 ‘사후관리 비용’ 예산은 평균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실사용금액 대비 6배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완성차 5사의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제품보증충당부채를 살펴보면, 현대차는 실 사용액 대비 591%에 달하는 예산을 책정했다. 이어 한국지엠이 실제 사용금액의 295%를 책정했고, 기아차가 157%, 쌍용차가 139%, 르노삼성이 117% 수준이다.
현대차의 지난 5년간 제품보증충당부채 사용액은 한해 평균 6380억원으로, 4조원에 가까운 돈을 비용으로 묶어두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비용을 증가시키고 이익을 감소시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방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전부터 관례적으로 행하던 회계처리일 뿐 특별한 의도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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