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2017년 ‘뉴삼성’ 원년,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가 삼성 수뇌부를 정조준 한 가운데, 이 부회장과 최지성 부회장,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사장 등 최측근 인사들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뇌물공여 등 혐의를 들어 12일 오전 이재용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의 칼끝이 이 부회장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만큼, 오너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책임선을 놓고 삼성 수뇌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과거 이건희 회장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과 관련한 특검 조사를 받았을 당시 2인자였던 이학수 전 부회장이 오너의 방패막 역할을 한 바 있다. 이재용 체제 후 최대 위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최측근 인사들의 행보에 세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하지만 상황은 이 회장 때와는 사뭇 다르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특검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1,2인자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수사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뇌부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오너 방패막이 역할에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장 사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과, 그룹의 2인자인 최 부회장이 방패가 돼야 한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재용 부회장이 책임지는 사태까지 갈 지 주목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충성도도 과거 이건희 회장에 비할 만큼 높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옛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검 수사대상에서 최 부회장과 장 사장에 비해 다소 떨어져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도 최근 ‘나는 아무 죄가 없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의 칼끝이 이 부회장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 안과 밖을 담당하는 최측근들이 모두 최순실 게이트 관련해서 직접 책임을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상 재계에 알려져 있기론 오너 리스크를 야기할 만한 사건이 생겼을 때 책임지는 자리는 대외협력담당이다. 최 부회장이 맡고 있는 그룹의 2인자 자리 역시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앉는 자리다.
실제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당시 그룹 2인자였던 이학수 전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모든 혐의를 떠안고 실형을 살았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불법 비자금 조성과 로비 의혹 혐의를 벗고 에버랜드, 삼성SDS 경영권 불법승계와 관련 배임과 조세포탈,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되며 사건이 일단락 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 측근 인사들이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의 이야기로 파악된 게 없다”며 “최순실 딸 정유라 승마지원과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은 별개의 건으로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날 오전 이재용 부회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최순실 씨를 향한 삼성의 자금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면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진 대가이며, 이재용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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