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구성안이 받아들여질지 관심이다. 최근엔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해 대선후보들까지 한마디씩 쏟아내면서, 정치이슈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7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구성 혀용여부를 놓고 주주협의회 실무자 간담회 등을 진행하고 있으나, 결론을 짓지 못하고 진통을 겪고 있다. 채권단은 20일로 예정됐던 안건 서면부의를 견기하는 한편, 안건 부의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법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불허 입장을 강경하게 견지해 왔던 채권단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최근 정치권의 관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월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정치인들이 최근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각당 경선후보 일부는 본인의 SNS 등을 통해 ‘쌍용차’ 사태를 거론하며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되었으나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한국에서 철수한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선 우리 기술만 송두리째 빼간 대표적인 '먹튀' M&A라는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문재인 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금호타이어가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며 의견을 드러냈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도 “더블스타는 기업 규모 및 기술 수준이 금호타이어보다 떨어진다”면서 “주요 기술 획득 후 구조조정 단행 후 매각할 ‘먹튀’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고심도 깊어졌다. 채권단이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부의한다 해도 가결되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안건 가결은 의결권 기준 75%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현재 채권금융기관별 채권비율만 놓고 보면 산업은행이 32.2%, 우리은행이 33.7% 정도다. 만약 두 은행사 중 한 곳만 반대하면 금호그룹의 컨소시엄 구성은 물거품이 된다.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존해한다. 매각 당시 우선매수권 양도가 어렵다는 사실을 공지 받았던 더블스타가 채권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컨소시엄이 허용되더라도 박 회장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엔 금호타이어 매각 자체가 불발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한편 주주협의회가 지난 14일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조건을 통보한 가운데 금호그룹 측은 인수 여부와 함께 자금 마련 방법에 대해 오는 4월13일까지 답변을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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