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진통끝에 연임에 성공한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상황에 금융계열사의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하는 것은 물론, 자살보험금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제재로 향후 1년간 신사업 진출이 막혀 실적 개선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살보험금 미지급금 문제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던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자살보험금 지급을 결정하면서 무사히 연임에 성공했다. 덕분에 김 사장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안정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중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카드(71.94%)를 비롯해 삼성증권(29.67%), 삼성화재(14.98%) 등 삼성그룹 주요 금융계열사의 의미 있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중간 지주사로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를 이끌어야 하는 김 사장에게 올해 1년은 평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금융당국 제재로 인해 향후 1년간 신사업 진출이 막힌 점은 치명적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장에 발빠른 신사업 진출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경영실적 역시 빨간불이다.
지난 2016년 삼성생명의 영업수익은 30조4286억 원으로 전년 동기(27조7059억 원) 대비 9.8%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1485억 원에서 9865억 원으로 14.1% 감소했다. 영업비용이 2015년26조5574억 원에서 2016년 29조4421억 원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6년 당기순이익은 2015년 1조2096억 원에 비해 77.7% 증가한 2조15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삼성카드 지분과 삼성증권 지분을 사들이면서 회계상 발생한 1회성 이익 1조1924억 원이 포함된 수치다. 즉 1회성 이익 1조1924억 원을 제외한 2016년도 순수 당기순이익은 9576억 원에 불과한 셈이다.
올해도 실적은 불투명하다. 자살보험금 미지급금은 일단 지난 회계에 손실 반영처리 되었으나 국내외 사회적 이슈로 인해 생보사 업계 시장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또 도입을 앞두고 있는 IFRS17과 신지급여력(RBC비율) 등이 향후 삼성생명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미지수다.
지난해 주당 현금배당금이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던 삼성생명이 어떤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1800원을 유지하던 현금배당금이 2016년 1200원까지 감소했다.
한편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1955년생으로 충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삼성물산으로 입하해 35년간 삼성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통 삼성맨이다. 1998년 삼성물산 상사부문 감사팀 팀장(이사), 2003년 에스원 특수사업기획실 실장(전무), 2007년 삼성물산 삼성부문 기계플랜트본부장(전무), 2010년 삼성물산 상사부문 부사장, 2012년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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