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 필사본 영남전래민요집 발굴 학계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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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남

phanta@datanews.co.kr | 2007.05.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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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는 새로 발굴돼 공개되는 한국학 분야의 귀한 자료들이 매우 드물다. 그런데 최근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에서 영남지역 민요 연구에 핵심이 될 기초 자료를 발굴해 널리 알리는 작업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희귀자료는 바로 <영남전래민요집(嶺南傳來民謠集)>(1930).

일제치하 식민시절, 한국인의 민족문화 연구 및 보급에 남다른 뜻을 갖고 '조선어문학회' 및 '진단학회'의 발기인으로 활동했던 이재욱(李在旭, 1905~1950) 선생이 직접 엮은 필사본이라 더욱 더 진귀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가 경성제국대학 조선어문학과 졸업 후 민요연구에 각별한 뜻을 두고 영남지역 일대를 직접 답사하고 수집한 전래민요들이 저자의 필적으로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러나 자료집은 7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어둠 속에 묻혀있었다. 해방 이후 초대 국립도서관 관장으로 재직했던 저자가 한국전쟁 도중 납북된 후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기 때문. 그러다 올해 초 우연히 이 자료집을 입수한 이동순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장에 의해 이제 드디어 영인본 <영남전래민요집>(경인출판사)의 모습으로 다시 세상에 첫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민족문화연구소의 22번째 민족자료총서로 이 책을 펴내게 된 이동순(57,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 자료집은 영남지역민요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조사 정리 작업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번에 학계에 최초 공개된다는 점에서도 그 가치가 매우 높다'면서 '이번에 자료집이 발간됨으로써 한국의 전래민요연구에 가속도가 붙고, 나아가 민족문화의 발전과 도약에 확고한 기틀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영인본 <영남전래민요집>은 28일 오후 3시, 영남대 인문관 강당에서 열리는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의 '제20차 민족문화특강'을 통해 대중에 첫 소개된다.

'영남민요를 아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특강은 임동권 중앙대 명예교수의 '민속학으로서의 영남민요' 강연에 이어 '영남민요의 한(恨)과 흥(興)'을 춤사위로 표현하는 영남민요연구회 배경숙 씨의 공연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