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대기업의 본사 배당액이 순이익의 75.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의 배당성향 23.6%의 3.2배나 되는 셈이다.
반면 국내에서 번 돈 대부분을 본사에 배당하면서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5%로 국내 대기업 0.1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에 포함된 외국계 기업 44개사와 국내 기업 374개사의 배당성향과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외국계 대기업의 배당성향은 75.9%로 조사됐다.
3조5451억 원의 당기순이익 중 2조6917억 원을 배당 형태로 본사에 송금한 것이다. 이는 국내 대기업의 배당성향 23.6%보다 3.2배나 높은 수준이다.
반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국내 대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12%인데 반해, 외국계 대기업은 0.05%에 불과했다. 115조7900억 원 매출에 기부금은 604억 원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 12월 말 결산 외국계 기업 32개사는 2016년 실적을 기준으로, 그 외 결산(3‧5‧8‧9월말) 기업 12개사는 2015년 실적을 기준으로 했다. 외국계 기업의 분류는 경영권을 기준으로 해, 최대주주가 외국계 기업이거나 최상위 지배기업이 외국계인 기업을 기준으로 했다.
외국계 기업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볼보그룹코리아로 192.0%에 달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의 2배 가까운 금액을 본사에 배당한 것이다. 동양생명(170.2%), 도시바일렉트로닉스코리아(153.5%),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149.4%), 아디다스코리아(140.1%), 이베이코리아(135.6%), 한국쓰리엠(113.7%), BMW코리아(101.0%)도 순익보다 많은 배당을 실시했다.
이 밖에 유한킴벌리(89.3%), 한국바스프(88.1%), 메트라이프생명(82.9%)의 배당성향이 80%를 넘었고, 라이나생명(61.0%), 동우화인켐(60.5%) 에쓰오일(59.9%), 도레이첨단소재(56.9%),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52.0%), 한국니토옵티칼(50.1%) 등도 순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송금했다. 흥아해운의 경우 지난해 171억 원 적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6억 원을 배당했다.
반대로 한화엘앤씨, 도레이케미칼, 코스트코코리아, 푸르덴셜생명, 유안타증권,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등 12개사는 흑자를 냈지만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고, 적자를 낸 알리안츠생명, 유코카캐리어스, 한국지엠, 필립모리스코리아 등 4개사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등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가 유일하게 0%였다. 매출 1조1822억 원에 당기순이익 828억 원을 기록했지만 기부는 1원도 없었다.
이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0.0003%, 500만 원)와 노무라금융투자(0.0003%, 1000만 원), 한국스티롤루션(0.0006%, 500만 원), 한국니토옵티칼(0.0007%, 500만 원), 르노삼성자동차(0.0008%, 5000만 원)도 쥐꼬리 기부에 그쳤다.
도시바일렉트로닉스코리아(0.0014%, 1200만 원), 엠피씨율촌전력(0.0022%, 1600만 원), 유안타증권(0.0027%, 4000만 원), 악사손해보험(0.0030%, 2900만 원), 한국쓰리엠(0.0049%, 6900만 원) 역시 기부가 인색한 기업으로 분류됐다.
반면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0.3265%(27억9900만 원)로 가장 후했고, 필립모리스코리아(0.2528%, 17억1700만 원), 유한킴벌리(0.2154%, 32억3100만 원), 에스원(0.1634%, 29억9000만 원), 에쓰오일(0.1396%, 227억8700만 원)도 국내 대기업 평균 수준인 0.12%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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