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만료되는 가운데, 윤 회장 취임당시 천명했던 지주회장과 은행장 겸직분리 '공약'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KB측에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히지만, 업계에선 벌써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홍 KB국민은행 부행장과 박지우 KB캐피탈 사장이 거론되는 등 하마평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회장-은행장 겸직 분리설'이 나돌았을 당시에도 국민은행장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들이다.
27일 KB금융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윤 회장 연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면서도 예정보다 이른 정권 교체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KB금융은 국민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이었던 주택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배경 때문에 KB금융이 민간은행으로서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지주회장과 은행장 등의 인사에 정부의 영향력이 작용할 여지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4년 11월 취임 이후 현재까지 KB금융지주 회장직과 KB국민은행장직을 동시에 맡고 있는 윤 회장이 회장직과 은행장직을 분리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 중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곳은 KB금융이 유일한 상태다. 더욱이 KB금융 사태 이후 취임한 윤 회장은 선임 당시 조직이 안정화되는 시점에 국민은행장을 분리하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KB금융사태’란 지난 2014년 KB금융지주가 전산시스템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전 상임감사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발생한 사건이다. 이들은 문제점을 지적한 감사의견서가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금융감독원에 직접 감사를 요구했다. 이 사건으로 해당 인물인 이 전 행장과 정 전 상임감사는 물론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을 포함한 고위 관계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취임한 윤 회장은 조직 안정화와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은행장 겸직 의사를 내비쳤고 이사회 협의를 통해 겸직이 확정됐다. 취임 당시 윤 회장은 조직이 안정되고 승계프로그램의 기틀이 마련되는 시점에서 국민은행장을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차기 국민은행장 하마평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거론되어지고 있는 인물은 이홍 KB국민은행 부행장과 박지우 KB캐피탈 사장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KB금융지주 회장직과 은행장직의 분리설이 나돌았을 때에도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다.
이 부행장은 1958년생으로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한 뒤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국민은행 외환업무부 부장, 국민은행 HR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국민은행 기업금융본부 부행장으로 선임됐고 현재는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이사부행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 부행장은 윤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특히 이 부행장은 윤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유일한 임원이다. 만약 KB금융의 회장이 부재할 경우 권한 대행은 KB금융 사장이 아닌 이 부행장이 맡게 되는 셈이다.
박 사장은 1957년생으로 서강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국민은행에 입행했으며 국민은행 온라인채널본부 본부장, 국민은행 신용카드사업그룹 부행장, 국민카드 마케팅본부 본부장(부사장), 국민은행 고객만족본부 본부장(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3월 KB캐피탈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박 사장은 KB금융사태 당시 국민은행 영업본부 본부장(이사부행장)을 맡았던 인물로 'KB금융사태 핵심 관계자당사자로 분류된다. 당시 박 사장은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고 사퇴했으나 수개월 만에 다시 복귀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 밖에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역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1960년생인 윤 사장은 1990년에 국민은행으로 입행했다. KB금융지주 경영관리 부장, 국민은행 재무관리본부장, KB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6년 1월 KB국민카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윤 사장 역시 KB금융사태 당시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맡았던 인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주위조치' 처분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si-yeon@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